巨匠의 영화는 헛간에서 탄생했다

    입력 : 2017.09.18 03:05

    데이비드 린치 감독 데뷔 40주년… 그의 삶·예술 다룬 다큐 개봉

    미국 영화의 거장 데이비드 린치의 삶과 예술을 그린 다큐멘터리 ‘데이비드 린치: 아트 라이프’
    미국 영화의 거장 데이비드 린치의 삶과 예술을 그린 다큐멘터리 ‘데이비드 린치: 아트 라이프’. /에스와이코마드

    데이비드 린치(71) 감독은 '트윈 픽스'와 '블루 벨벳' '엘리펀트 맨' 등을 연출한 미국 컬트 영화의 거장. 하지만 1967년 필라델피아에서 화가가 되기 위해 습작을 거듭할 때만 해도 20대의 무명 예술가였다. 어느 날 린치는 집을 방문한 아버지를 지하 작업실로 모시고 갔다. 거미줄이 가득하고 먼지투성이 지하실 탁자 위에는 썩은 과일, 죽은 쥐와 새, 플라스틱 잡동사니 등이 가득했다. 린치는 자신의 예술 작품을 보여준다는 생각에 뿌듯한 표정을 지었지만, 정작 아버지는 "넌 평생 아이 낳을 생각은 하지 마라"고 싸늘하게 조언했다. 린치는 훗날 "내가 심각한 정신적 문제를 갖고 있다고 염려하신 것"이라고 회고했다.

    하지만 가족의 만류에도 린치는 추상적인 영상 실험을 거듭했다. 로스앤젤레스의 미국영화연구소(AFI) 영화 학교에 등록하고 학교 근처 헛간에서 4년간 먹고 자다시피 하면서 '이레이저헤드(Eraserhead)'를 완성했다. 1977년 개봉 이후 영화사의 걸작으로 남은 린치의 장편 데뷔작이다.

    21일 개봉하는 '데이비드 린치: 아트 라이프'는 린치의 1인칭 시점에서 기술한 자화상 같은 다큐멘터리다. 다큐에서 그는 "예기치 않은 사고가 나거나 계획을 망치면 그게 뜻밖의 길로 이어져서 오히려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린치는 신문 배달을 하면서 매주 50달러씩 모았고, 그 돈이 모이면 '이레이저헤드' 촬영을 계속했다. 주인공이 현관에 서 있는 장면을 찍은 뒤, 문을 열고 들어오는 다음 장면을 찍기 위해 1년 반을 기다린 적도 있다. 다큐는 린치의 출생에서 출발해서 청소년 시절의 방황을 거쳐 영화감독으로 데뷔하기까지의 과정을 돌아본다.

    올해 데뷔작인 '이레이저헤드'의 개봉 40주년을 맞아서 국내에서도 린치의 영화 세계를 재조명하는 특별전이 열린다. CGV아트하우스는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18일까지 전국 10개 CGV 극장에서 다큐멘터리 '데이비드 린치: 아트 라이프'와 '이레이저헤드', '트윈 픽스' 극장판, '로스트 하이웨이' '멀홀랜드 드라이브' 등 5편을 상영하는 '데이비드 린치 특별전'을 연다. 영화 평론가 정성일·이동진씨의 해설을 작품과 함께 즐기는 '데이비드 린치 완전 정복'도 이 기간에 열린다. 23일과 30일 오후 10시부터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는 '트윈 픽스'와 '로스트 하이웨이' '멀홀랜드 드라이브' 등 작품 3편을 연이어 틀어주는 '밤샘 상영'이 열린다. 1544-1122, www.cg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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