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경제정책 대논쟁'서 서울대 교수 작심 비판

    입력 : 2017.09.14 19:00 | 수정 : 2017.09.15 10:24

    "소득주도 성장론은 단기대책일 뿐"…"공급측면 무시된 반쪽짜리 성장론"
    "장기성장률 1%대 추락할 수도…우리 경제 잠재적 위기 심각, 다양한 정책 '패키지 가동을"

    김세직 교수.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들이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인 '소득주도 성장론'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김세직 교수는 "소득주도 성장은 우리나라의 저성장 문제를 극복하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고, 김영식 교수는 "소득주도 성장론은 공급 측면이 무시된 수요주도 성장론으로 '반쪽'짜리 성장론"이라고 꼬집었다.

    두 교수는 14일 서울대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대논쟁' 국가정책포럼에서 작심한 듯 문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에 날을 세웠다. 이날 포럼은 문재인 정부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김진표 의원(민주당)이 정부 경제정책을 소개하고 서울대 교수들이 발제·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장기성장률 이번 정부에서 1%대로 추락할 수도
    김세직 교수는 "1995년 이후 우리나라의 장기성장률(잠재성장률)은 보수·진보 정부에 관계없이 5년마다 1%씩 하락해왔다"며 "김영삼 정부 때 7% 수준이던 장기성장률은 지난해 2%로 떨어지고 문재인 정부에서 1%대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장기성장률은 한국 경제의 최대 성장 능력으로 1%대로 추락하면 우리 경제의 잠재적인 위기가 심각한 수준으로 현실화되고 국민 고통도 가중될 것이라고 김 교수는 내다봤다. 김 교수는 이런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면 다음 정부 초엔 장기성장률이 0%대까지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과거 정부가 재정을 푸는 등 단기적인 경기 부양책을 주로 썼지만 효과를 보지 못하고 금융위기 가능성만 키웠는데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론도 단기 대책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현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은 임금 인상 등을 통해 소비를 늘리고 단기성장률을 끌어올리려는 정책으로 장기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며 "다양한 성장 정책을 패키지로 동시에 가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한국 경제성장의 위기는 창조적인 인재를 길러내지 못해 기술이 발전하지 못하고 일자리 창출 능력도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소득분배 개선으로 수요만 늘리기보다 창의적인 인재를 길러내는 투자가 함께 이뤄져야 장기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를 위해 창의성 중심으로 학교 교육을 개혁하고 부모의 경제력과 관계없이 자기 능력만으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입시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했다.

    소득주도 성장론은 '반쪽짜리'
    김영식 서울대 교수는 소득이 늘면 소비가 늘고 투자도 증가할 것이란 소득주도 성장론은 수요 측면만 강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국제노동기구(ILO) 보고서에 따르면 1996~2014년 노동소득분배율(국민소득에서 노동소득이 차지하는 비율)이 1%포인트 늘어날 때 총요소생산성(한 나라의 생산성)은 0.03~0.04%포인트만 증가해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공급 측면을 무시하면 안 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저성장·양극화의 주원인은 '고장 난' 낙수효과인데 이를 복원하는 작업은 무시하고 분수효과만 강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진표 의원은 "낙수효과는 허구라는 것이 최근 주류 경제학의 결론"이라며 "기존의 대기업 중심 정책으로는 저성장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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