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으로 1조 챙긴 구글, 세금은 '깜깜'

    입력 : 2017.09.14 18:55 | 수정 : 2017.09.14 19:04

    '합법적 탈세' 논란
    30% 통행세
    앱 장터 '구글플레이' 통해
    판매 중개 수수료 30% 챙겨
    넷마블에서만 6000억 수익
    국내 세금 거의 안 내
    한국서 번 돈 싱가포르로 보내져
    유럽서도 법인세 회피 논란

     

    올해 국내 모바일 게임업체들이 연이어 최고의 흥행 성적을 내는 데 힘입어 미국 인터넷 기업 구글이 수수료로만 1조원 이상을 벌어들일 전망이다.

    국내 게임업체 넷마블게임즈가 올해 모바일 게임으로만 2조5000억~3조원의 매출을 올릴 전망이고 엔씨소프트와 넥슨도 모바일 게임에서만 각각 1조원과 5000억원 안팎의 매출이 예상된다. 컴투스·게임빌·카카오게임즈도 선전하고 있다.

    구글은 자사의 앱 장터 '구글플레이'에서 모바일 게임의 판매를 중개해주고 30%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일종의 '구글 통행세'인 것이다. 하지만 구글은 회계상 이 매출을 구글코리아가 아닌 싱가포르에 있는 구글아시아퍼시픽으로 잡아 국내에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잘나가는 한국 모바일 게임…통행세로 1조원 넘게 버는 구글
    국내 게임업체들은 올해 수천억원에서 1조(兆)원대 매출을 올리는 대형 히트작을 잇따라 터뜨렸다. 넷마블의 대표작 '리니지2 레볼루션'은 올 상반기 약 450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연말까지 1조원 이상의 매출이 예상된다. 여기에 모두의마블·세븐나이츠 등 기존 게임도 건재해 올해 모바일 게임에서 3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구글은 넷마블에서만 약 6000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거둘 전망이다. 구글은 전 세계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시장의 약 80%를 차지하기 때문에 넷마블의 모바일 게임 매출 대부분이 구글 앱 장터인 '구글플레이'를 통해 발생한다.

    엔씨소프트가 지난 6월 내놓은 '리니지M'은 매일 50억~6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리니지M 하나만으로 9000억~1조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구글은 '리니지M'의 수수료로 최소한 2000억원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신작 모바일 게임 '다크어벤저3'가 인기인 넥슨도 올해 모바일 게임 분야의 매출이 49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시장에서 모바일 게임 '써머너즈 워'를 히트시킨 컴투스는 올해 5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게임빌·네오위즈·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네시삼십삼분 등 중견 모바일 게임 업체들도 선전하고 있다.

    게임업체 한 관계자는 "국내 모바일 게임 분야 1~4위가 구글에 내는 수수료만 해도 올해 1조원이 될 것"이라며 "국내 모바일업계 전체로 보면 그 규모는 1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글은 구글플레이를 통한 거래액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조(兆) 단위 수익 구글, 세금은 제대로 내지 않는다" 논란
    문제는 구글이 한국 게임업체 덕분에 조 단위 수익을 거두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세금을 거의 내지 않는 것이다. 한국 게임업체들이 구글플레이에 게임을 등록해 한국 소비자들이 구매할 경우 매출이 한국 지사인 구글코리아가 아니라 싱가포르의 '구글아시아퍼시픽'으로 흘러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컨대 구글플레이에서 소비자가 100원을 구매하면 70원은 게임업체에 주고 나머지 30원은 싱가포르 법인이 매출로 잡는 방식이다. 이로 인해 구글이 법인세가 낮은 지역의 수익을 집중해 세금을 회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럽에서는 구글의 법인세 회피를 막기 위한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15일(현지 시각) 열리는 재무장관 회의에서 구글을 겨냥한 세제 개편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기존의 법인세와 별도로 글로벌 기업이 각국에서 총매출액에 근거해 세금을 납부하도록 하는 평형세(Equalization tax)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프랑스·독일·스페인·이탈리아 4개국 재무장관은 최근 '우리는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이 유럽에서 사업하면서 최소한의 세금만 납부하는 것을 더는 용납할 수 없다'는 내용의 공동 서한을 발표했다.
    우리나라 정부도 외국계 기업의 '합법적 탈세'를 규제하기 위해 지난달 말 '인터넷 기업 역차별 조사'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 기획재정부, 국세청, 금융위원회 등 관련 부처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 TF의 관계자는 "글로벌 인터넷 기업과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기업 간 역차별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있다"며 "동등한 경쟁 환경을 조성해야 우리나라 인터넷 산업이 건실하게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글 측은 수수료 가운데 상당 부분을 구글플레이 운영과 시스템 개선을 위해 쓰기 때문에 실제 순이익은 생각만큼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구글코리아의 관계자는 "모바일 게임의 결제 금액 중 30%가 수수료지만 여기서 다시 통신업체와 같은 유통 제휴사에 일부 비용을 지불하고 있고 구글플레이 운영 비용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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