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文대통령 "북핵 대응 자체 핵무장·전술핵 도입 반대… 동북아 평화 저해할 것"

    입력 : 2017.09.14 18:09 | 수정 : 2017.09.14 22:02

    "北 도발에도 한국 경제 흔들림 없고 국민 동요 없어… 전쟁 안 난다 보장"
    '김정은 암살 조직 갖췄나' 질문에 "北 정권교체나 흡수통일 바라지 않는다"
    "사드 보복 中과 관계개선 원해… 中·러, 대북 비공식 교역 차단해달라"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 본관 앞 소공원에서 CNN 방송 폴라 핸콕스 서울지국 특파원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미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핵무장이나 전술핵 도입 논의에 대해 "한국이 자체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하거나 전술핵 무기를 재배치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미국 CNN 'Talk Asia' 인터뷰에서 '미국의 핵 우산만을 믿기보다 스스로 핵무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느냐'는 폴라 핸콕스 서울 특파원의 질문에 "북핵에 우리도 핵으로 맞서겠다는 자세로 대응한다면 남북 간에 평화가 유지되기 어렵고, 동북아 전체의 핵 경쟁을 촉발시켜 평화와 안정을 저해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이 미국 일각이나 국내 야당과 안보 전문가 사이에서 대두되고 있는 자체 핵무장이나 미국 전술핵 재배치론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이는 한국의 핵무장이 동북아 핵 도미노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해 반대하는 미국이나 중국 정부의 입장과 큰 틀에서 일치하는 것이다.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이 '대외용 전략'이든 아니든, 대북 정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주요국과의 일치된 견해나 공조를 우선시 해나겠다는 메시지를 알리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러나 북한이 사실상 핵 보유국이고, 일본도 핵 무장이 단시간에 가능한 현실을 무시하고 한국만 핵 무장을 스스로 금기시하는 발언은 우리의 입지를 스스로 좁히고 북한의 협상력을 높여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국이 북한의 핵개발과 미사일 고도화에 대응해 국방력을 높여나가야 한다는 점에선 생각을 같이 한다"고 했지만, 핵을 제외한 국방력 제고의 구체적 방안은 밝히지 않았다.

    또 문 대통령은 '한국 정부가 김정은 암살 조직을 보유하고 있느냐'는 질문엔 즉답을 하지 않은 채 "우리는 북한에 적대적이지 않다. 북한 정권의 교체를 바라지 않고, 흡수통일 같은 인위적 통일 구상을 갖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또 '다시 한반도에 전쟁은 없을 것'이라는 그의 발언을 어떻게 보장할 것이냐는 질문엔 "미국과 국제사회가 북핵을 외교적·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같은 입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결코 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는)그 사실은 한국 국민들이 잘 알고 있다. 북한의 거듭되는 도발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는 전혀 흔들림이 없다. 주식 시장과 금융시장 모두 안정돼있고 국제 신용평가기관들도 한국의 대외 신용도에 대해 여전히 높은 평가를 하고 있다. 국민들이 동요 없이 생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 '대북 제재나 외교적 노력만으로 김정은이 핵을 포기할 것이라 보느냐'는 질문엔 즉답을 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북한의 핵 개발은 북 체제의 안전을 보장 받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북핵이 대남·대미 '실질적 공격 무기'가 아닌 '협상 카드'라는 인식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북한 욕심으로선 핵 보유국으로서 지위를 인정받으면서 미국과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일지 모르겠지만, 국제사회 특히 대한민국은 북핵을 결코 용인할 수 없다.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국제사회와 함께 협력하고 번영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명백하게 인식시켜야 한다"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미국 CNN 방송 폴라 핸콕스 서울지국 특파원과 인터뷰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연합뉴스

    한편 핸콕스 특파원은 이날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한국이 대북 유화책(appeasement)은 먹히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고 표현한 것 등을 들어 "동맹 간에 사용하지 않는 단어"라고 지적하며 "미·일에 비해 한·미 공조가 약하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한국이 북핵 문제에 있어 소외되고 있다는 우려가 있지 않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도발에 대해 미국과 한국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까지도 단호하게 경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강력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국제 대북 공조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이 '한국 정부가 대북 유화책에서 압박론으로 전환한 것이 미국의 어떤 압박에 의해서냐'는 질문엔 "미국과 한국은 국가적 입장은 다를 수 있지만 대북 정책의 큰 방향에서 완전히 일치한다"며 "지금 한미의 강력한 대응은 대화를 포기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대화의 여건을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한미 공조에 문제가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통과된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이 북한 석유 반입을 원천 금지하지 못해 실효가 있겠느냐'는 회의론에 대해선 "북한이 계속 도발할 경우 유류 공급 중단 폭을 더욱 넓힐 것"이라고 했다. 또 러시아와 중국을 직접 거론, "이번 유엔 안보리 결의를 러시아와 중국도 성실히 이행해 비공식적인 밀무역 등도 확실하게 차단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에 대해 "사드 보복을 해결하는 것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관계를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한국으로선 대단히 중요하다"며 "지금 중국이 당대회를 앞두고 있어 사드 문제에 대한 (기존의)관심을 바꾸는 데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이해한다. 차근차근 길게 내다보고 중국과 관계를 복원해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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