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하고도, 집안 덕에 3개월만 징역 산 美명문대생, 범죄학개론서에 '영구' 보존?

  • 김지아 인턴

    입력 : 2017.09.14 13:30 | 수정 : 2017.09.14 14:25

    술에 취해 정신을 잃은 여성을 ‘성폭행’하고도 재력과 인맥을 갖춘 아버지의 탄원과 최고 변호사의 변론에 힘입어 불과 3개월 만에 풀려났을 수 있었던 미국의 한 명문대생의 얼굴 사진이 대학의 범죄학개론서에 올랐다.

    미국 스탠퍼드대의 전(前) 수영선수였던 브록 터너(22)는 2016년 1월, 남학생 클럽(fraternity) 파티를 마치고 길을 가다가 대형 쓰레기통 옆에서 술에 취해 정신을 잃은 여성을 보고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됐다. 그러나 불과 징역 6개월과 보호관찰 3년의 가벼운 선고를 받은 데 이어, 작년 9월엔 이마저 감형돼 석 달 만에 석방됐다. 이 사건은 당시 미국 사회에서도 큰 파장을 일으켰다.

    전 스탠퍼드 수영선수 브록 터너(22)의 머그샷이 ‘범죄학개론’ 책 속의 ‘강간의 정의’에 실렸다. / 페이스북

    터너는 아마 감옥에서 3개월 산 것으로, 범죄의 대가를 다 치렀을 것이라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터너의 체포 당시 사진과 범행 내역이 미 대학의 ‘범죄학개론’ 교재에 실려 ‘강간범’ 수식어가 그를 영원히 따라다니게 됐다고, 13일 미국 매체 샌프란시스코게이트 등이 보도했다.

    범인 식별용 얼굴 사진인 그의 머그샷이 지난 1월 출판된 한 대학교재 출판사의 ‘범죄학개론(Introduction to Criminal Justice, 2nd Edition)’의 ‘강간’ 섹션에 실리게 된 것이다. 그의 사진 밑에는 “사교 클럽 파티에서 의식을 잃은 여학생을 쓰레기장 뒤에서 강간하고 성폭행한 스탠퍼드 대학생 브록 터너가 수감된 지 3개월 만에 석방됐다”며 그의 범죄 이력을 소상하게 설명했다. 이 교과서는 “성폭행이 형법에서 어떻게 다뤄지는지 잘 아는 사람들에겐 그의 이런 적은 형량은 충격적이었다”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다.

    '범죄학개론(Introduction to Criminal Justice, 2nd edition)’(왼쪽)과 저자 중 한 명인 캘리 매리 레니슨(오른쪽)./ SAGE, 덴버대

    당시 터너의 형량이 가벼울 수 있었던 것은 그가 ‘강간’이 아니라 ‘성폭행’으로 기소됐기 때문이었다. 또 재판 당시 터너의 아버지 댄이 “(범행 시간) 20분 탓에 수십 년을 감옥에서 치러야 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는 탄원서를 판사에 보낸 것도 선고 형량에 영향을 줬다는 얘기도 돌았다.
    터너는 피해 여성의 성기에 손가락을 삽입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캘리포니아주법(州法)은 성기를 삽입한 경우에만 강간으로 인정한다. 하지만 미국 사회 에선 터너가 백인이고 명문대 출신이라서. ‘솜방망이 처벌’을 받은 것이라는 비판도 많았다. 터너는 미국수영연맹에서 영구 제명됐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비상식적으로 가벼운 형량에 화가 났는데 이렇게 교과서에 영원히 남게 된 것을 보니 속이 시원하다”고 댓글을 달았다. 또 “그의 부모 사진도 함께 교재에 실렸으면 좋겠다”는 네티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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