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쓰이는 1회용컵 6억7000만개...환경부, 보증금제도 부활 검토

    입력 : 2017.09.14 11:10

    시민단체 회원들이 1회용컵 과소비를 비판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한 해 쓰이는 1회용컵이 6억7000만개(지난해 기준)에 달할 정도로 폭증한 가운데, 정부가 1회용품 감량을 위해 ‘1회용컵 보증금제도’를 부활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7월 25일부터 한달간 ‘1회용컵 보증금 제도’ 부활 등이 포함된 1회용품 정책 개선 방안을 검토하기 위해 연구기관, 시민단체 등과 함께 포럼을 개최해왔다. 13일 문진국 자유한국당 의원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들이 논의됐다. 전문가들은 1회용컵 보증금 제도에 대체적으로 찬성하면서도 세심한 준비를 주문했다.

    이병화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장은 토론회에서 “1회용품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공공회수체계 처리만으로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며 “현재까지 검토한 결과 1회용컵 보증금 제도가 적당하다”고 밝혔다.

    1회용컵 보증금 제도는 2002년 처음 도입됐다. 환경부와 협약을 맺은 커피전문점이나 패스트푸드점 등이 1회용컵 1개당 50~100원씩의 보증금을 받은 뒤 컵을 반납한 소비자에게 이를 환불해주는 제도다. 하지만 보증금 사용 내용이 불투명하고 실효성이 미비하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 2008년 폐지됐다.

    이 과장은 “2008년까지 제도를 운영할 때 회수율이 점진적으로 올라갔지만, 37% 정도에 그쳐 제도가 부활된다면 회수율을 높여야 하는게 선결 과제”라며 “미반환 보증금도 기업들이 문화사업이나 홍보 등에 쓰면서 많은 비판을 받았는데, 이를 적정하고 투명하게 쓰는 시스템을 어떻게 만들지도 관건”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1회용컵 보증금 제도 부활에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한번 폐지한 경험이 있는 만큼 적절한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수호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 팀장은 “커피전문점 매장 밖으로 나가면 어떠한 회수조치나 의무가 없어 많은 1회용컵들이 길거리에 방치되는 상황”이라며 “해외에서도 1회용 용기에 대한 보증금 제도를 통해서 무단투기가 상당히 줄어들었다”고 했다. 그는 “미국과 캐나다, 독일 등 10여개국이 1회용컵·용기 등에 대해 보증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제도 도입으로 독일은 98%, 노르웨이는 93%, 덴마크는 89%가 재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은 “1회용컵 보증금 제도를 도입하면 상당한 효과가 있지만, (보증금을) 공익기관이나 정부가 관리하는 체계를 마련하는 등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며 “매장에 회수된 1회용컵을 재활용하도록 확실한 책임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보증금을 어느 정도로 책정하는 게 적정할지도 관건이다. 독일처럼 한 개당 약 300원을 부과하는 국가도 있다. 홍수열 소장은 “독일의 보증금은 징벌적 성격이 강해 300원이라는 굉장히 높은 금액으로 부과한 것”이라며 “1회용컵의 회수를 (보증금 제도) 목표로 둘 때에는 반환을 할 유인효과가 높으면서도 소비자들에게 과도한 부담이 안 느껴지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보증금이 제품 가격을 높여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미나 소비자시민모임 부장은 “1회용컵 보증금 제도가 자칫 제품값 인상으로 보여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제도가 도입되더라도 소비자 부담이 없다는 정확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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