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동병상련’ SK-KIA, 순위싸움 시한폭탄

  • OSEN

    입력 : 2017.09.14 05:59


    처한 위치는 다르지만, 최대 고민은 서로 같다. 올 시즌 만날 때마다 이상하게 경기가 꼬이는(?) KIA와 SK의 이야기다. 처한 흐름도 비슷하다. 불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목표를 향해 갈 수 없다.

    SK는 1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짜릿한 1승을 챙겼다. 5-10으로 뒤진 7회 대거 10점을 내며 15-10으로 역전승했다. KIA는 선발 양현종이 6이닝을 소화하고 내려간 뒤 7회 김윤동 심동섭 임창용이라는 필승조 요원들을 붙였으나 오히려 세 선수가 합계 8실점하고 와르륵 무너졌다.

    선두 KIA는 올 시즌 내내 불펜 불안에 울고 있다. 지난 3일 고척 넥센전에서는 7-1로 앞서고 있다 9회 6점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무너졌다. KBO 리그 역사상 9회말 6점 리드가 뒤집힌 적은 없었다는 점에서 악몽이었다. 그런 KIA 불펜은 이날 다시 고개를 숙였고, 팀도 연승 길목에서 좌절했다.

    그런데 SK도 한숨 자고 일어나면 마냥 개운하지가 않은 경기다. KIA보다 낫다고 할 만한 형편이 아니어서다. SK도 올 시즌 KIA 못지않은 불펜 불안에 울고 있다. 실제 13일까지 SK의 올 시즌 불펜 평균자책점은 5.85로 리그 최하위다. 평균자책점만 놓고 보면 오히려 KIA(5.66·8위)가 조금 낫다. SK는 시즌 21번의 블론세이브를 저질러 이 부문 1위의 불명예를 쓰고 있다. 뒷목을 잡는 것은 SK 팬들도 마찬가지다.

    어쩌면 이런 두 팀의 컬러가 만나 맞대결마다 명승부를 가장한 답답한 경기가 이어지는지도 모른다. 평균자책점 외의 세부지표도 좋지 않다. 세이브 개수에서 KIA(28세이브)는 공동 6위, SK(25세이브)는 9위다. 다만 '기회' 측면에서 선두 KIA의 세이브가 하위권인 한화·삼성·kt와 비슷하다는 점은 문제다. 승계주자 실점 비율에서도 SK(36.8%)가 8위, KIA(37.6%)가 9위로 나란히 하위권이다.

    이런 두 팀의 문제 원인도 비슷한 구석이 있다. KIA는 최근 몇 년간 리빌딩 기조와는 다르게 불펜은 베테랑들의 의존도가 컸다. 유동훈의 하락세 이후 매년 불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급한 대로 외국인 마무리를 쓰기도 하고, 2015년에는 선발 자원인 윤석민을 마무리로 돌리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여론의 비난을 감수하고 임창용까지 품에 안았다. 하지만 이들의 뒤를 이을 확실한 젊은 선수들은 나오지 않았다.

    SK도 다른 듯 하지만 비슷한 흐름이다. SK는 왕조시절 철벽 불펜으로 이름을 날렸다. 당시 역전의 베테랑들이 꾸준히 팀을 지킨 결과 불펜 평균자책점은 항상 상위권이었다. 그러나 그 베테랑들의 어깨에 힘이 빠지기 시작하면서 빨간불이 들어왔다. 추락은 순식간이었다. KIA와 마찬가지로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더뎠고, 올해 베테랑들이 부진하기 시작하면서 전반적인 지표가 리그 최하위까지 떨어졌다.

    한승혁(KIA)과 서진용(SK)이라는 최대 기대주가 제대로 된 임무를 하지 못한 것, 벤치의 불펜 운영이 도마 위에 오른다는 점도 유사하다. 물론 투수교체야 결과론이라 성적이 좋지 않은 팀들의 벤치는 화살을 맞을 수밖에 없다. 다만 “비슷한 실수가 반복되고 과정상 납득하기 어려운 교체가 이뤄지는 경우도 있다”고 말하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한 번쯤 곱씹어볼 필요는 있다.

    어쨌든 순위싸움을 벌이고 있는 두 팀이다. KIA는 하루 빨리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지어야 하고, SK는 LG·넥센과 살얼음판 5위 싸움을 벌인다. 이제 남은 경기가 별로 없다. 시즌 초반의 1패와 지금의 1패가 같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불펜 방화는 곧 패배로 직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 더 중요해졌다. 획기적인 각성은 어렵다. 지금은 선수를 만드는 시기도 아니다. 결국 선수들의 집중력과 불펜 운영의 묘가 두 팀의 시즌 성과를 결정할지도 모른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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