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기는 法규제 자체가 없어 뭐가 얼마나 들었는지 모른다

    입력 : 2017.09.14 03:04

    ['계란'보다 진짜 심각한 건… 불안한 식탁]

    농장 2862곳 年100만마리 도축… 관리대상 '식용 동물' 포함 안돼
    민간 조사서 45% '항생제 범벅'

    지난달 23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한 식용 개고기 가게 앞에 수퍼마켓에서 흔히 보는 아이스크림용 냉장고가 놓여 있었다. 그 안에는 아이스크림 대신 털만 뽑혀 있을 뿐 제대로 가공도 하지 않은 개고기가 가득 들어 있었다. 이 상태로 그대로 팔린다는 게 가게 측 설명이다. 식용 개농장에서 직접 도축을 해왔다는 가게 주인은 "털을 뽑은 다음에 (먹음직스럽게 보이기 위해) 껍질을 불로 그을리는 게 도축 과정의 전부"라며 "(이 과정에서) 위생 점검을 따로 받지는 않는다"고 했다. 다른 개고기업자 박모(53)씨도 "도축할 때 위생 기준이 따로 있지는 않다"며 "요리하기 전에 3분 정도 끓여 먹으면 괜찮을 것"이라고 했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실과 시민단체 '카라'에 따르면, 국내 식용 개고기 농장은 2862곳, 식용으로 유통되는 개는 연간 78만~100만 마리로 추정된다. 그러나 개고기에 어떤 유해 성분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등에 대해 식품 당국은 전혀 관리하지 않고 있다. 현행 축산물위생관리법은 소나 돼지 등 가축을 키우는 축산업자들을 규제하고 있다. 그러나 개는 이 법이 규제하는 '식용을 목적으로 하는 동물'에 포함돼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사육이나 도축, 유통 과정 등에서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는 것이다. 더구나 공식 통계로 개고기 수입은 '0건'이지만, 시중에는 '중국산(産) 개고기도 상당하다'는 얘기가 꾸준히 돌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개고기는 '항생제 범벅'"이라고 주장한다. 동물자유연대가 건국대 수의대 3R 동물복지연구소에 의뢰해 93개 개고기 샘플에 대한 항생제 잔류 검사를 했더니, 42개(45.2%)에서 항생제 성분이 기준치 이상 나왔다. 동물자유연대는 "열악한 사육환경 등 때문에 개의 질병 저항력이 낮아져 항생제가 남용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전히 식용 개고기가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축산물위생법상의 '가축'에 개도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동물보호단체 등은 "개고기를 합법화하자는 것이냐"며 반대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식용 개농장을 단계적으로 폐쇄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당장 없애는 게 불가능하다면 우선 위생을 관리·감독할 수 있는 근거부터 마련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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