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코너] 추석 10일 연휴 앞두고… 인터넷에 '항공권 암시장'까지 등장

    입력 : 2017.09.14 03:04

    120만원에 산 다낭행 티켓 2장, 200만원에 팔아 짭짤한 수입
    중고사이트에 판매 글 100여개
    항공권 양도·판매 금지돼있지만 여행사서 탑승자 정보 바꿔줘

    '황금연휴 파리 항공권 200만원에 모십니다.' '10월 2일~5일 베트남 왕복 항공권 팝니다.' 13일 한 인터넷 중고 거래 사이트에 이런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여행사나 항공사 광고가 아니다. 추석 황금연휴(9월 30일~10월 9일) 기간 항공권이 동나자 개인이 미리 사놓은 항공권을 비싸게 되팔려고 올린 것이다. 이 사이트에 추석 연휴 항공권 판매글만 100여개 된다. 인터넷에 '항공권 암시장'이 생겼다는 말까지 나온다.

    직장인 이모(27)씨는 3개월 전 120만원에 사둔 베트남 다낭 왕복 항공권 두 장을 며칠 전 200만원에 팔았다. 이씨는 "여행을 못 가게 돼 항공권을 취소하려 했는데, 인터넷에서 비싸게 팔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항공권은 중고 사이트에 판매 글을 올린 지 이틀 만에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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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익을 노리고 '항공권 사재기'를 한 사람도 있다. 며칠 전 한 인터넷 사이트에는 '추석 제주 항공권 예약받아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을 올린 지 한 시간도 안 돼 원하는 날짜와 인원, 연락처를 쓴 댓글이 수십 개가 달렸다. 서울~제주 항공권 수십 장을 미리 확보한 후 구매자가 원하는 날짜·시간과 맞으면 연락해 판매하는 것이다. 대개 여행사가 항공사로부터 사들인 '하드블록(항공권을 대량으로 미리 확보해 두는 것)' 항공권을 몇 달 전에 미리 사뒀다가 이문을 붙여 되판다. 여행 관련 일을 하는 박모(57)씨는 "지난 3월 잘 아는 여행사로부터 블록된 국내 항공권을 50여장을 확보했다. 지금 한 장당 3만~5만원 정도 이문을 붙여 판다"고 했다.

    항공권 양도가 불법은 아니다. 이를 규제하는 법이 없다. 하지만 항공사 내부 규정에 어긋난다. 대부분의 항공사는 '항공권 양도·판매를 금지한다'는 규정을 갖고 있다. 함부로 항공권을 양도하면 탑승자 정보를 파악할 수 없어 보안에 구멍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항공권에 예약자 이름이 적혀 있어 양도·판매가 어렵다. 현실에선 항공권을 판매한 여행사가 "탑승자 정보를 잘못 적었으니 고쳐 달라"고 요구하면 예약자 이름을 바꿀 수 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암암리에 거래되는 항공권은 대부분 여행사를 통해 판매된 것들이다. 항공사 관계자는 "탑승자의 여권 정보, 카드 정보까지 철저히 확인하지만 여행사의 항공권 관리 과정까지 일일이 감독하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이런 항공권을 사려는 사람도 많다.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부산~제주 왕복 항공권 5장을 구입한 차지성(35)씨는 "항공권 구하느라 속 태우기보다 돈 더 주고 항공권을 구할 수 있어 가끔 이용한다"고 했다. 사기당할 위험도 크다. 대부분의 외국 항공사 항공권은 예약자 이름 변경이 불가능해 비싸게 사고도 탑승을 못하는 사례가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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