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감찰기구 놔두고… 경찰, 새 '시민통제기구' 만든다

    입력 : 2017.09.14 03:08

    [경찰개혁委, 개혁 권고안]
    차관급 책임자에 인력만 100여명… 긴급체포·구속 요건 강화도 추진

    경찰청은 13일 "피의자 인권 보호를 위해 경찰 내부 비리를 감찰·조사할 수 있는 독립적인 기구인 '시민 통제 기구'(가칭)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현재 경찰 내부에는 직원 비리를 조사하는 감찰특별조사계가 있고, 피의자 인권 침해를 다룰 수 있는 국가인권위원회와 국민권익위원회 등이 있다. 경찰 비위는 경찰과 검찰이 수사한다. 그런데 국무총리실 산하에 차관급이 장(長)을 맡는 100여 명 규모의 조직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경찰이 구상중인 시민통제기구 정리 표

    시민 통제기구 신설은 경찰청 산하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경찰개혁위원회가 경찰에 요구한 것이다. 경찰은 이를 전면 수용하기로 했다. 경찰개혁위는 "국가인권위에 연간 1500여 건의 경찰 관련 진정이 들어오는데 극히 일부만 조사하는 등 현재 있는 외부 조직은 규모와 권한 면에서 경찰을 제대로 통제할 수 없다. 외부 인사를 중심으로 한 독립된 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장기적으로는 '시민 통제 기구'에 경찰관 범죄에 대한 수사권까지 부여하도록 한다는 게 개혁위 생각이다. 개혁위 측은 "영국을 모델로 삼아 경찰 관련 민원 조사에서 경찰관 감찰·징계·고발권, 경찰관 범죄에 대한 수사권까지 시민 통제 기구에 주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선 경찰들 사이에서는 "기존에 있는 기관이 제 기능을 못하면 이를 정상화하는 게 맞지, 새 조직을 만들 필요가 있냐"는 비판이 나온다.

    경찰은 개혁위 요구에 따라 긴급체포와 구속 제도 요건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사형·무기징역 또는 3년 이상 징역에 해당하는 범죄를 저지른 용의자는 사건 담당 형사 판단만으로 긴급체포가 가능했다. 앞으로는 긴급체포 전 상급자(과장급)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할 계획이다. 또 구속 영장신청 때 수사팀장과 과장으로부터 이중 심사를 받고, 영장이 기각될 경우 업무상 과오가 있었는지를 면밀히 점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재판에 넘기기 전 구금 기간도 현행 최장 30일(경찰 10일·검찰 20일)에서 20일 이내로 줄이는 것도 추진하기로 했다. 서울의 한 경찰관은 "이번 방안이 시행되면, 수사 위축은 불가피하다"고 했다.

     

    [기관정보]
    치안경찰에 관한 사무를 총괄하는 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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