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현재 兵器'

    입력 : 2017.09.14 03:04

    본선 16강전 제1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신진서 八단 / 黑 이다 八단

    조선일보 기왕전 참고도

    〈제1보〉(1~18)=신진서는 현재 한국 바둑계를 대표하는 희망 아이콘이다. 발군의 성적과 함께 2000년대 출생 프로기사 시대를 처음 열어젖혔다는 상징성도 크다. 불과 작년 초까지만 해도 신진서의 이름 앞에 따라붙던 '미래 병기'란 수식어는 어느새 사라졌다. 기성(旣成) 강호들을 줄줄이 제치고 최상 그룹에 도달한 '현재 스타'에겐 어울리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17세 소년 신진서 앞에 일본의 이다·아쓰시(伊田篤史·23)가 마주 앉았다.

    돌을 가린 결과 이다의 흑번. 8까지 서로 여유 있는 탐색전으로 출발했다. 마치 바람 한 점 없는 잠자는 호수(湖水)의 수면을 보는 듯 잔잔한 진행이다. 그 위로 돌팔매처럼 날아든 흑 9가 파문(波紋)의 첫 동심원을 그린다. 여러 변화를 검토하던 신진서가 10으로 비켜 받았다. 처음부터 서둘 것 없이 길게 가겠다는 마음이 읽힌다.

    13까지 흑의 초반 구상이 드러났다. 맞춤 규격품을 보듯 깔끔한 배열이다. 15는 알파고 수법의 일종. 16으로 갈라쳐 왔을 때 흑은 참고도처럼 두어 좌변과 우하 두 곳에 강력한 기지(基地)를 건설할 수도 있었다. 18로 육박해 갑자기 긴박해졌다. 평화롭던 호면(湖面) 우하귀가 바람과 더불어 일렁이기 시작했다.

    조선일보 기왕전 참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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