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요양병원 차별하는 의료정책

  • 이필순 대한노인요양 병원협회 회장

    입력 : 2017.09.14 03:08

    이필순 대한노인요양 병원협회 회장
    이필순 대한노인요양 병원협회 회장

    정부는 최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을 포함한 새로운 보건의료 정책을 연이어 발표했다. 건강보험의 전면 급여화 등을 통해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고 의료 사각지대를 없애겠다는 취지에 공감한다. 그러나 모든 것을 일시에 해결하려고 나서면 부작용이 우려된다. 특히 노인 인구의 급속한 증가에 따른 막대한 재정 지출에 대비해서 비축해온 건강보험 누적적립금을 보장성 확대 사업에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해 의문이다. 게다가 노인 의료에서 큰 축을 담당하는 요양병원에 대한 정책적 지원 방안이 없어 아쉽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매우 빨라서 9년 후인 2026년에는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에 달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노인 의료에서 요양병원이 차지하는 역할 또한 급속도로 커질 것이다. 이미 전국 1140개 요양병원의 병상 수는 약 28만개로, 국내 전체 의료기관 병상 수의 40%를 차지하면서 노인 의료에서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가 새로 발표한 의료보건 정책에서 요양병원이 배제되어 있다. 중증치매 환자에 대한 의료비 중 본인 부담을 연간 최대 120일까지 10% 낮추기로 했지만, 요양병원은 이 적용에서 제외됐다. 개인이 지불하는 의료비의 최고액을 정한 본인부담 상한제 확대와 1~3인 병실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에서도 요양병원은 빠졌다. 또 요양병원은 환자안전법을 준수하고 있는데도 이번에 신설한 환자안전관리료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이 모든 것이 요양병원에 입원했거나 하게 될 노인들을 후순위로 미룬 불평등한 정책이다. 다음 달에 실시할 예정인 (회복기)재활의료 시범사업기관 지정에서도 요양병원은 제외됐다.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요양병원들은 시범사업기관으로 지정받아야 옳다고 본다.

    이 밖에도 문재인 정부 들어 새로 시행되는 정책뿐 아니라, 종전의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실시 등 정부의 주요 정책에서도 요양병원이 배제된 사례가 많다. 건강보험 재정 절감을 명분으로 언제까지 요양병원에 대해 차별적 정책을 펴갈 것인지 걱정이 앞선다. 요양병원의 희생을 강요하기에 앞서, 노인 의료에서 요양병원이 갖는 역할을 인정하고 적정한 보상과 함께 차별 없는 정책이 추진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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