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박성진 부적격" 청문보고서 채택]

국회는 13일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이란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특이한 것은 중도에 퇴장하는 방법으로 이에 사실상 동의한 민주당의 태도다. 통상 여당은 대통령의 인사를 무리를 해서라도 방어하는데 이 경우만은 예외였다. 여당의 사실상 '반기'에 청와대가 분노하지도 않는다. 박 후보자가 사퇴해주기만 바라는 듯한 모습이다.

박 후보자가 장관감인지는 단언하기 어렵다. 벤처 경험은 있지만 난제가 산적한 중소기업계를 맡을 역량은 못 된다는 부정적 평가도 있다. 하지만 새 정부의 다른 장관들에 비해 유독 능력과 도덕성이 낮다고 볼 만한 명백한 흠결도 없었다. 사실 국민은 그의 역량을 확인할 기회도 없었다. 국회 청문회가 벤처나 중소기업 정책에 대한 그의 능력이 아니라 난데없는 역사관, 종교관 검증이었기 때문이다.

여권은 박 후보자가 과거 '뉴라이트(신보수)' 관련 인사를 학내 행사에 초청했다는 이유로 고개를 돌렸다고 한다. '누구누구를 접촉하기만 해도 배제한다'는 것은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와 뭐가 다른가. 박 후보자가 교수 시절 '대한민국 건국 70년 역사'라는 표현을 쓴 것을 두고 '1948년 건국설을 주장했다'고 문 대통령 지지층들이 들고 일어났다. "촛불 집회에 나가본 적 있느냐"는 황당한 질문까지 나왔다. 박 후보자는 "식민지를 겪고도 유일하게 민주화도, 산업화도 한 자랑스러운 나라"라는 상식적 역사관을 밝혔는데 여권에는 이런 상식이 통하지 않았다. 그는 "지구 나이는 신앙적인 나이와 과학적인 나이가 다르다. 신앙적 입장에서 지구 나이는 6000년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수긍 못 할 답변도 아니지만 이 역시 꼬투리가 됐다. 여당이 외면하자 야당은 이를 이용했다. 정치판에만 불려오지 않았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한 인재가 이렇게 만신창이가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