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당 박근혜 탈당 권유, 보수 혁신 출발점 되려면

      입력 : 2017.09.14 03:19

      자유한국당 혁신위가 13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자진 탈당 권유' 결정을 한 것은 현 상황에서 불가피했을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법적 책임과는 별개로 지금의 보수 궤멸에 대한 정치적 책임은 피하기 어렵다. 혁신위도 "2016년 4월 총선 공천 실패로부터 지난 대선 패배에 이르기까지 국정 운영 실패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묻는 것"이라고 했다.

      한국당은 지금 바닥까지 내려가 있다. 당 지지율은 10% 안팎이다. 사상 최악이다. 소생할 기미도 없다. 한국당에 대한 찬반을 떠나 관심 자체가 없어졌다. 그런데도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초선 의원들이 44명이나 있지만 흔한 쇄신 운동 목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좋은 자리 취직한 듯 국회로 출퇴근한다. 보수의 핵심 가치인 국가 사회에 대한 책임이나 공동체에 대한 헌신 같은 것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

      한국당은 지난 7월 전당대회 후 "당을 혁신해 전혀 달라진 모습으로 국민 신뢰를 받겠다"고 했지만 지금까지 제대로 된 혁신안 하나 내놓지 못했다. '구태 정당' 이미지도 바뀌지 않았다. 같은 뿌리인 바른정당 전 대표의 추문까지 겹쳐 보수 이미지가 더 추락했다. 지난 11일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 때 불참한 의원들이 모두 6명이었는데 이 중 5명이 한국당이었다. 해외 출장과 지역구 행사 등이 이유였다. 정신을 못 차린 것이 아니라 정신이 없다고 할 수밖에 없다.

      박 전 대통령을 출당시킨다고 이런 한국당이 새로워진다고 볼 국민은 거의 없을 것이다. 다만 보수 정당 혁신의 출발점은 될 수 있다. 그러려면 너나 할 것 없이 가진 것을 버려야 한다. 한국당, 바른정당 구성원 모두 기득권을 버리고 사람부터 바꾸지 않으면 희망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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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당 혁신위 "박근혜·서청원·최경환 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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