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홍준표 선거 벽보에 불지른 20대에 '선고유예' 선처 판결

    입력 : 2017.09.13 18:41

    /조선DB

    대통령 선거 기간 중 술에 취해 후보자 정보가 담긴 선거 벽보에 불을 붙인 20대가 재판에서 선고유예로 선처를 받았다.

    13일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조성필 부장판사)는 이날 진행된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단의 판결을 받아들여 선거 벽보에 불을 붙인 유모(21)씨에게 벌금 100만원의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유씨는 19대 대통령 선거기간이었던 지난 4월 23일 새벽 1시쯤 서울 송파구 아파트 단지 내 붙어있던 선거 벽보를 라이터로 불을 붙여 태운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됐다.

    올해 수능을 준비하는 재수생인 유씨는 사건 전날 고등학교 동창을 만나 술을 마신 후 귀가하던 중 범행을 저질렀다. 그는 친구의 아파트 앞 벤치에 앉아 대화를 나누다가 나무에 걸려있던 선거 벽보에 다가가더니 갑자기 불을 붙였다.

    유씨는 1번 문재인 당시 대통령 후보의 포스터에 불을 붙인 후, 2번 홍준표 후보의 포스터에도 불을 붙였다. 홍 후보의 포스터에 불이 크게 번지자 마시고 있던 음료수를 부어 불을 껐다. 홍 후보의 포스터보다 문 후보의 포스터가 덜 탄 것을 보고선 문 후보의 포스터를 손으로 마구 찢기도 했다.

    경찰 및 검찰 조사 과정에서 그는 “스트레스가 심했는데 술을 마시고 난 후 충동적으로 불을 불였다”고 진술했다.

    그는 두 후보의 벽보에만 불을 붙인 이유에 대해서는 “둘 다 평소에 좋아하는 후보가 아니었다”며 “평소 지지하는 후보는 없는데 설명이 어렵다”고 대답했다.

    검찰은 유씨가 자수하지 않은 점과 2차례에 걸쳐 벽보를 훼손한 점을 문제삼아 벌금 150만원을 구형했으나 배심원단은 이례적으로 유씨에 대해 ‘선고유예’로 선처 의견을 냈다. 기존에는 선거 벽보를 훼손할 경우 대부분 벌금형을 처분받았다.

    배심원단은 “정치적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수험생 신분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단계라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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