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조희팔' 1조원대 다단계 금융사기범, 2심서 징역 15년

    입력 : 2017.09.13 18:03

    '외환거래투자' 미끼로 1만2천명 투자금 가로채
    법원 "진지한 반성 안 해 엄벌 필요"

    서울고법. /연합뉴스

    외환거래 등 해외사업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낼 수 있다며 1만명이 넘는 투자자를 속여 1조원대 투자금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ISD홀딩스 대표 김모(47) 씨가 항소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이번 사건은 피해 규모가 1조원을 넘고 유사수신 범행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법조계 등에서 ‘제2의 조희팔 사건’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서울고법 형사8부(재판장 강승준)는 13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FX 마진거래 중개사업 등 명목으로 투자금을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와 다단계 판매조직을 이용해 투자금을 모집한 혐의(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위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사기 피해 금액은 1조559억여원으로 판단했다. 1심이 인정한 1조738억보다 조금 줄었다. 김씨가 확정판결을 받은 사기 범행에 중복되는 일부 피해자의 피해금액을 제외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김씨가 실제로 수행한 FX마진거래로 발생한 이익이 극히 미미한 점을 보면 투자금을 실제로 투자했는지조차 의문이 든다”며 “그럼에도 그 수익으로 피해자들에게 약속한 수익금과 원금을 상환할 수 있는 것처럼 피해자들을 속이는 등 기망행위와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방문판매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김씨가 방문판매법에서 정한 다단계판매의 개념적 구성요소를 상당부분 갖춘 다단계 판매조직을 이용해 수익금과 수수료 지급 등의 방법으로 금전거래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했다.

    재판부는 “김씨의 범행으로 1만2000명이 넘는 피해자가 발생했고 피해금액도 1조원을 넘는다”며 “상환되지 않은 투자 원금만 약 6384억원에 달하는 등 피해가 막대하다”고 했다.

    이어 “피해자들의 가정은 파탄에 이르고 일부는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등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했다”며 “김씨는 범행을 진지하게 반성하지 않고 있어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양형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김씨가 같은 혐의로 재판을 받는 중에도 동일한 방법으로 규모를 더 크게 확대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김씨가 피해를 변제한다지만 ‘돌려막기’하는 자금운용 형태를 볼 때 김씨의 주장을 믿을 수 없다”고 했다.

    김씨는 모집한 투자금 가운데 4843억원을 피해자들에게 수익금과 원금 상환 명목으로 지급하는 등 돌려막기에 사용했다.

    김씨는 2011년 1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1만2178명의 투자자들에게 ‘FX 마진거래’ 중개사업에 투자하면 매달 1%의 이자 수익을 지급하고 1년 뒤 원금을 돌려주겠다고 속여 총 1조855억여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FX마진거래는 국제외환시장에서 직접 외국 통화를 사고 팔아 환차익을 거두는 방식이다. 투기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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