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 중단 500유로권 싸게 판다" 밀라노까지 출동해 '19억 국제 사기극'

    입력 : 2017.09.13 14:29

    피해자 장모(45)씨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속아 사들인 가짜 500유로권/서울강서경찰서
    내년부터 500유로권 발행이 중단된다고 속인 뒤 가짜 지폐를 싸게 팔아넘긴 국제사기단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500유로권을 싼 값에 판다고 속여 19억원을 챙기려 한 혐의로 불법 외환거래 업자 오모(44)씨와 김모(30)씨를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또 사건에 가담한 이모(30)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오씨와 김씨는 지난 4월 유럽중앙은행이 내년부터 500유로권을 발행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해 범행을 계획했다. 이들은 중·고교 동창인 이씨에게 접근해 그가 과거 일했던 식당 주인 장모(45)씨와 그의 사촌(50)을 소개받고 “내년부터 500유로권 발행이 중단돼 급매하려는 사람들이 유럽에 많다”며 끌어들였다.

    오씨 일당은 “이탈리아 보석 세공사들에게 유로당 1300원인 현재 환율보다 싼 1000원에 500유로권을 살 수 있다”며 거래를 제안했다. 장씨가 믿기 힘들다는 눈치를 보이자 일당은 장씨를 지난 6월 19일 이탈리아 밀라노로 데려갔다. 이들은 장씨가 보는 앞에서 자신들이 준비한 돈 2만 유로(약 2600만원)를 보석세공사로 위장한 이탈리아인 3명에게 보증금 명목으로 건넸다.

    그럼에도 장씨가 여전히 미심쩍은 눈치를 보이자 이들은 500유로와 홍콩달러 뭉치가 쌓여있는 동영상을 보여주며 마카오에서 거래를 중개한 적이 많다며 장씨를 설득했다.

    장씨는 일주일간 고민 끝에 거래를 승낙했고 500유로권으로 190만 유로를 받았다. 장씨는 위폐 감별 스캐너로 지폐를 샅샅이 훑어봤으나 그 사이 사기단은 돈다발을 가방에 넣어주는 척하면서 위조지폐로 바꿔치기했다.

    장씨는 한국에 있는 사촌 형에게 유로지폐가 진짜임을 알렸고, 사촌 형은 오씨가 알려준 네덜란드인 A(27)씨에게 현금 19억원을 넘겼다.

    하지만 장씨는 오씨 일당과 거래를 끝내고 헤어진 후 가방에 든 500유로 지폐가 가짜임을 알아챘고, 사촌 형은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오씨 일당에게 돈을 전달하려고 대기를 하고 있던 세르비아인 여성 B(41)씨를 명동의 한 호텔에서 검거했고, B씨가 갖고 있던 9억6000만원을 그대로 장씨와 그의 사촌 형에게 돌려줬다.

    또 경찰은 A씨에 대해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고, 이탈리아 현지 경찰에 공조수사를 요청해 공범인 이탈리아인 3명을 수배하고 사라진 9억4000만원의 행방을 쫓고 있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