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 보호하려면 범죄자에게 예산 받아라" 두테르테의 필리핀, 인권위 예산 150억원서 고작 '2만원'으로 사실상 '전액 삭감'

    입력 : 2017.09.13 11:40 | 수정 : 2017.09.13 11:42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조선DB
    필리핀 의회가 150억원대로 편성됐던 내년 국가 인권위원회 예산을 2만원대로 사실상 ‘전액 삭감’해 인권위를 무력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현지시각)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필리핀 하원은 전날 오후 본회의에서 압도적인 표차(찬성 119표, 반대 32표)로 내년 국가인권위 예산에 1000페소(약 2만2000원)을 배정하기로 의결했다. 정부가 올해보다 9.5% 삭감 편성한 6억7800만페소(약 150억원)의 인권위 예산을 의회가 사실상 전액 삭감한 것이다.

    그동안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인권위 활동에 불만을 품고 인권위 폐지를 경고해왔다. 그는 이번 하원의 결정에 대해 “치토 가스콘 인권위원장이 자초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판탈레온 알바레스 하원의장은 “인권위원회가 범죄자들만 보호하고 있다”며 “범죄자 권리를 보호하기 원한다면 범죄자들에게서 예산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권위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마약과의 유혈전쟁을 선포하며 관련 범죄를 엄격하게 처벌하는 것과 관련해 “인권침해”라고 주장하며 관련 사건을 조사하는 등 정부 정책에 저항해왔다.

    알바레스 하원의장은 예산을 되돌려 놓는 대신 가스콘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지만 인권위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가스콘 위원장은 상원 심의 과정에서 필요한 예산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설득 작업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그네스 칼라마르드 유엔 즉결처형 특별보고관은 트위터에 “비난받을 만한 부당한 조치”라며 인권위 예산 삭감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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