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런 일이? 롯데가 수비율 1위라니

    입력 : 2017.09.13 09:20

    롯데 자이언츠 유격수 문규현이 12일 잠실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9회말 최재원의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 1루로 송구해 아웃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의 수비가 가장 안정적이라고 한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현실은 그렇다. 롯데가 수비율 1위다. KBO에 따르면 롯데는 12일 현재 팀 수비율 0.9844로 이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수비율은 자살(Putout)과 보살(Assist)의 합을 자살과 보살, 실책(Error)의 합으로 나눈 값, 즉 '(PO+A)/(PO+A+E)'이다. 자살은 포스아웃 상황에서의 포구나 태그처럼 수비수가 직접 주자를 아웃시키는 플레이를 말하고, 보살은 송구와 같이 자살에 도움을 준 수비를 말한다. 타자가 친 땅볼을 유격수가 잡아 1루수로 던져 아웃시켰을 때 유격수에게 보살, 1루수에게 자살이 주어진다.
    수비율은 실책없는 수비를 얼마나 많이 했는가를 의미한다. 롯데는 이날까지 3568개의 자살과 1401개의 보살을 기록했다. 그리고 실책은 79개로 10개팀 가운데 가장 적다.
    팀 수비율 2위는 넥센 히어로즈로 0.9839이며, 두산이 0.9835로 3위에 올라 있다. 롯데가 전통적으로 수비가 단단한 넥센과 두산을 앞선 것이다. 이는 롯데가 포스트시즌서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 중 하나다. 단기전은 투수전, 수비전이다. 실책은 숭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수비 안정은 포스트시즌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롯데 수비가 이처럼 강해진 이유는 뭘까. 조원우 감독은 취임 첫 해부터 수비를 강조해 왔다. 그는 지난해 초 전지훈련 인터뷰에서 "야구는 투수와 수비 싸움이다. 수비가 불안하면 투수 부담이 커진다. 수비 안정을 위주로 라인업을 짤 생각"이라고 했다. 타격이 월등하지 않다면 수비가 좋은 선수를 주전으로 쓰겠다는 것이었다. 롯데의 취약 포지션이었던 내야진이 안정적으로 변모한 데는 조 감독의 이러한 방침이 작용했다. 실제 롯데의 팀 수비율은 2015년 9위에서 지난해 2위로 껑충 뛰었다.
    올해 외국인 타자로 내야수 앤디 번즈를 뽑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번즈는 미국에서 뛸 때도 타격보다 수비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선수다. 주 포지션인 2루 뿐만 아니라 3루와 유격수도 볼 수 있을 정도로 수비 감각이 뛰어나다. 올해 초 전지훈련서 보여준 타구판단, 움직임, 포구, 피봇플레이에 롯데 코칭스태프 뿐만 아니라 취재차 들른 해설위원들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물론 후반기 들어서는 타격에서도 공헌도를 높이고 있지만, 수비에서 더 뚜렷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문규현 신본기 김동한 등 다른 내야수들도 지난해와 비교해 수비 실력이 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시즌 실책은 번즈가 7개, 문규현이 6개, 신본기는 9개, 김동한은 7개다. 1루수인 이대호와 최준석의 실책은 각각 7개, 1개다. 주전급 내야수들이 모두 한자릿수 실책을 기록중이다. 이는 다른 팀들과 비교해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날 잠실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도 롯데는 안정적인 수비를 앞세워 2대1, 한 점차 승리를 지킬 수 있었다. 9회말 LG 선두 최재원의 중전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잡은 유격수 문규현의 수비가 롯데 수비력의 현주소를 말해준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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