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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열달새 기업가치 13兆 키웠다

    입력 : 2017.09.12 23:39

    [株價 81% 올라 시총 6위]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높이고 부진한 사업 재정비 전략 적중
    배터리·바이오 등 사업 다각화… 올 영업익 작년보다 43% 늘 듯

    박진수 부회장
    박진수 부회장
    LG화학의 기업 가치는 10개월 동안 12조8000억원 늘었다. 12일 서울 주식시장에서 LG화학 주가는 10개월 전보다 81% 오른 39만원을 기록했고, 시가총액은 같은 기간 14조7400억원에서 27조5300억원으로 증가했다. 발행 주식에 주가를 곱한 시가총액은 시장이 평가하는 기업 가치를 가장 정확하게 보여주는 지표로 통한다. 시가총액 순위도 같은 기간 17위에서 6위로 껑충 뛰어올랐고, 4~5위를 근소한 차이로 위협하고 있다.

    이유는 실적이다. 증권사들은 지난해 1조991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던 LG화학이 올해 3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부가 제품 비중을 높이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부진한 사업을 과감하게 재정비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고부가 제품 비중 높이고 사업 다각화

    '수퍼 사이클'이라고 불릴 정도로 호황인 국내 석유화학 업종에 대해선 그간 '세계시장이 조만간 공급 과잉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실제로 올해 1월 1t당 1324달러였던 에틸렌 가격은 6월 950달러까지 떨어지며 시장 상황이 급변했다. 에틸렌은 원유 속에서 뽑아내는 물질로, 각종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 원료가 된다. 실제 롯데케미칼과 한화케미칼, 금호석유화학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모두 작년보다 줄었다. 그러나 LG화학은 2분기 영업이익이 6년만에 2분기 기준으로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오히려 좋은 실적을 거뒀다.

    업계에선 LG화학이 고부가 가치 제품 비중과 사업 구조를 다각화해 시황 영향을 덜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2012년 12월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뒤 전기차 배터리 등 신사업과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강조했는데, 그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실제 LG화학이 생산하는 고부가 석유화학 제품인 폴리올레핀, 고부가 합성수지(ABS), 엔지니어링플라스틱, 차세대 고흡수성 수지(SAP), 친환경 합성고무 등의 매출은 2013년 2조원에서 지난해 3조원으로 늘었다. LG화학 측은 "고부가 제품의 경우 수익성이 높아 외부 환경 변화에 덜 민감하다"며 "고부가 제품의 매출을 2020년 7조원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충남 서산에 있는 LG화학 대산공장 모습.
    충남 서산에 있는 LG화학 대산공장 모습. LG화학은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늘리고, 사업 구조를 다각화해 올해 3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추산된다. /LG화학
    LG화학 주가 외
    석유화학 제품 외에 배터리, 정보전자소재, 바이오 등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도 다양화한 것도 효과가 컸다. 특히 2009년 양산을 시작한 전기자동차 배터리 사업의 경우 적자 규모가 꾸준히 줄면서 지난해엔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배터리 부문은 유럽 시장에서 수주가 늘면서 2분기엔 흑자로 돌아섰다.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면서 올해엔 작년보다 40% 이상 늘어난 1조700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릴 것이란 전망이 많다.

    실적이 나쁜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했다. LG화학은 2011년 카자흐스탄에서 현지 기업과 합작으로 총 42억달러 규모의 석유 플랜트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후 시설 투자비가 계속 높아지고 유가가 급락하자 지난해 전격적으로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또 2011년 태양전지를 만드는 원료인 폴리실리콘 생산 공장을 지으려고 했지만 이후 폴리실리콘 시황이 안 좋아지자 결국 진출 계획을 철회했다.

    ◇화학 사이클 좋고, 전기차 시장 전망 맑아

    업계에선 LG화학의 이런 호실적이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12일 증권 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들이 내놓은 LG화학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예상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54% 늘어난 7084억원이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2조8508억원으로 작년보다 43% 늘어날 전망이다. 미래에셋투자증권 박연주 애널리스트는 최근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에서 선발 업체인 LG화학의 경쟁 우위는 적어도 향후 수년간 지속될 전망"이라며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화학 부문의 사이클도 우호적"이라고 밝혔다.

    R&D 투자액을 늘리는 것도 장기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LG화학의 R&D 투자액은 2014년 5100억원에서 2016년 6800억원으로 35% 늘었다. 매출액 대비로는 2.26%에서 3.28%로 늘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4400억원을 투자했고, 올해 총 1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LG화학 측은 "고부가 제품 개발과 배터리 등 미래 핵심·원천 기술 개발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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