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법정서 대성통곡

    입력 : 2017.09.13 03:09

    재판 시작 8분 만에 중단… 정유라 걱정돼 감정 격해진 듯
    '나쁜 사람' 찍힌 노태강 차관 "감찰때 나온 바둑판 본 적 없어"

    "피고인(최순실씨)이 좀 힘들어해서 잠시…."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 심리로 열린 박근혜(65) 전 대통령과 최순실(61)씨에 대한 오후 재판은 개정한 지 8분 만에 최씨 측의 요청으로 중단됐다. 최씨가 갑자기 책상에 얼굴을 파묻고 엎드려 울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4개월 가까이 피고인석에 나란히 앉아 재판을 받으면서도 좀처럼 최씨에게 눈길을 주지 않던 박 전 대통령도 고개를 돌려 최씨 쪽을 쳐다봤다. 최씨가 계속 흐느끼자 재판부는 20여 분간 휴정을 선언했다.

    이후 재개된 재판에서 최씨의 변호인은 "오늘 오전에 딸 정유라씨의 증언 녹취록이 자신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 제출되고, 최근 저희 변호인들이 정씨를 변호하다 불가피하게 사임해 딸의 안위도 걱정되다 보니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최씨와 정씨의 변호를 함께 맡았던 변호인단은 지난 7월 정씨가 변호인단과 상의 없이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최씨에게 불리한 증언을 쏟아낸 뒤 연락이 두절되자 최근 변호인단 사임계를 냈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이 정씨의 증언 내용을 법정에서 공개하자 최씨의 감정이 격해진 것으로 보인다.

    최씨가 안정을 찾은 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에게 '나쁜 사람'으로 찍혀 좌천된 것으로 알려진 노태강(57)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두 사람이 법정에서 대면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노 차관은 박 전 대통령이 앉은 피고인석을 쳐다보지 않고 곧장 법정 한가운데에 있는 증인석으로 향했다. 고개를 숙인 채 안경 닦는 천을 만지작거리던 박 전 대통령은 재판장이 "노태강씨" 하고 호명하자 고개를 들어 노 차관을 바라봤다.

    검찰에 따르면 노 차관은 체육국장으로 재직하던 2013년 8월 최씨의 부탁을 받은 박 전 대통령의 지시로 대한승마협회 비리를 감사하다 최씨 측에 불리한 보고서를 제출해 산하기관인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쫓겨났다. 노 차관은 이 과정에서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공무관리관실의 감찰을 받았다. 모철민 당시 청와대 교문수석은 "감찰 결과 노 차관의 사무실 서랍에서 좋은 바둑판이 나오는 등 공무원으로서의 품위 유지 문제가 있었고, 체육 개혁 의지도 부족했다"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그러나 노 차관은 "저는 바둑판을 받은 기억이 없고, 실물을 본 적도 없다"며 "그 외의 문제에 대해선 누구도 소명을 요구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자신에 대한 좌천 인사는 승마협회 감사 보고서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검찰은 이후 박 전 대통령이 유진룡 당시 문체부 장관을 불러 노 차관을 '참 나쁜 사람'이라고 거론하며 좌천 인사를 지시했다고 보고 있다. 노 차관은 "당시는 몰랐는데 인사 조치가 된 후 유 전 장관이 당시 상황을 설명해준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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