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5초 아쉬웠지만… 강렬한 '눈도장' 찍다

    입력 : 2017.09.13 03:04

    한국인 최초 NFL 키커 구영회
    데뷔전서 동점골 찬스 잡았지만 상대팀 타임아웃 작전에 무효로

    미국 최고 인기 스포츠인 NFL(미프로풋볼)은 주로 일요일에 열리지만, 월요일 저녁에도 '먼데이 나이트 풋볼(Monday Night Football)'이란 이름으로 경기가 벌어진다. 매주 보통 딱 한 경기만 열리는 먼데이 나이트 풋볼은 미 전역에서 1000만명 이상의 시청자가 지켜보는 빅 이벤트다.

    미국 시각 월요일인 11일 밤(한국 시각 12일 낮 12시), 미국 덴버에서 맞붙은 LA 차저스와 덴버 브롱코스는 명승부로 팬들을 열광시켰다. 3쿼터까지 7―24로 뒤졌던 차저스가 4쿼터 터치다운 2개로 21―24까지 따라붙었다. 3점짜리 필드골 하나면 동점을 만드는 상황에서 중계 카메라는 반복해 차저스 키커를 잡았다. 이날 한국인 최초로 NFL 무대를 밟는 구영회(23)였다. 서울에서 태어나 12세 때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지난 5월 조지아 서던 대학교를 졸업하고 차저스의 주전 키커 자리를 꿰찼다. 1986년 재미교포 존 리(53)가 키커로 NFL 경기에 뛴 적은 있지만, 한국 국적의 NFL 선수는 구영회가 처음이다.

    동화 같은 데뷔전이 될 뻔했지만 결과는 뼈아픈 패배였다. LA 차저스 구영회가 12일 덴버 브롱코스와의 NFL 경기에서 막판 필드골 시도가 실패로 끝나자 아쉬워하고 있다.
    동화 같은 데뷔전이 될 뻔했지만 결과는 뼈아픈 패배였다. LA 차저스 구영회가 12일 덴버 브롱코스와의 NFL 경기에서 막판 필드골 시도가 실패로 끝나자 아쉬워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이날 1점짜리 보너스킥을 3번 모두 성공하며 3점을 올린 구영회는 경기 종료 5초를 남기고 영웅이 될 기회를 잡았다. 그가 44야드(40.2m) 필드골을 성공하면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갈 수 있었다. 전국적인 주목을 받는 큰 경기에 원정의 압박까지, 루키 키커는 흔들릴 법도 했지만 그의 킥은 시원하게 폴대를 넘겼다. 하지만 심판은 곧바로 '무효'를 선언했다. 구영회가 킥하기 직전 브롱코스의 밴스 조셉 감독이 타임아웃을 부른 것이다. NFL에서 상대 흐름을 끊고 심리적으로 흔들기 위해 즐겨 쓰는 작전이다.

    구영회는 다시 심호흡을 하고 킥을 시도했지만, 이번엔 상대 수비수 셸비 해리스가 쭉 뻗은 손에 공이 걸렸다. 구영회 앞에서 수비 라인을 지켜야 할 동료들이 뚫리면서 일어난 일이었다. 경기는 그대로 브롱코스의 24대21 승리로 끝났다.

    NFL 데뷔전에서 결정적인 필드골을 놓치며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 구영회는 "굉장한 기회를 잡았지만 운이 없었다"며 "오늘 경기에서 많이 배웠다. 다음 경기는 더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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