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식스팩보다 사랑스러운 이 남자의 뱃살

    입력 : 2017.09.13 03:02

    [요즘 각광받는 '아빠몸매' 아시나요]

    몸짱 열풍에 지친 사람들, 건강한 뱃살 매력적으로 느껴
    "자신감·여유로움·쿨함 상징"

    한때 할리우드 꽃미남 스타로 유명했던 리어나도 디캐프리오(43)는 지금은 '뱃살 미남'으로 통한다. 군살 없는 몸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불혹을 넘긴 현재는 뱃살이 볼록 나왔다. 가끔 영화 출연을 위해 살을 뺄 때도 있으나, 평소에는 파파라치 앞에서 웃통을 훌러덩 벗어 던지며 몸을 당당히 드러낸다. 미국 일간지 뉴욕포스트가 "디캐프리오는 뱃살에 자부심을 가지고 주변 사람들에게 뱃살을 유지하는 방법을 자랑하고 다닌다"고 전했을 정도다.

    최근 미국에서는 '아빠의 몸매'라는 뜻을 가진 '대드 보드'(Dad Bod·Dad's Body의 줄인 말)가 사랑받는다. 꾸준히 운동을 해 어느 정도 근육이 있지만, 맥주와 피자를 즐겨 먹어 뱃살은 나온 몸을 뜻한다. 디캐프리오와 코믹 연기로 유명한 할리우드 배우 애덤 샌들러(51), 미국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카 갓 탤런트'에서 심사위원으로 나오는 음반 제작자 사이먼 코웰(58)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에서도 대드 보드를 매력적으로 보는 사람이 늘고 있다. 배우 조진웅(41)과 류승룡(47), 김윤석(49) 등이 섹시 스타로 인기를 끄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비슷한 나이 또래 배우 이병헌(47)처럼 딱딱한 복근을 갖고 있진 않지만 적당한 뱃살과 자신감, 여유를 매력으로 소화한다. 덕분에 영화 팬들 사이에서 조진웅은 '섹시곰', 류승룡은 '더티 섹시', 김윤석은 '섹시 중년남'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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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규 기자

    대드 보드 열풍은 2년 전 미국의 한 여대생이 대학 뉴스 사이트에 '왜 여자들은 아빠 같은 몸매를 좋아할까?'라는 에세이를 올리면서 시작됐다. "근육질 남자와 함께 수영복을 입고 서 있으면 자신감이 떨어진다" "뱃살 있는 남자와 있을 때 기분이 더 좋고 패스트푸드도 같이 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 에세이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퍼져 나갔고, 워싱턴포스트와 가디언 등 여러 나라 신문이 새로운 트렌드로 소개했다. 지난 4월 유튜브에는 푸근한 몸매의 남성과 근육질 남성 중 어떤 몸이 더 안기기 좋은지 여성들이 실험해 보는 영상도 올라왔다. 조회수 460만을 넘은 이 영상에서는 대드 보드(11표)가 근육질(2표)보다 많았다.

    직장인 허은순(34)씨는 "조각 같은 복근을 가진 남성이 텔레비전에서 보기엔 좋을지 몰라도 실제 남자 친구로는 부담스러울 것 같다"며 "복근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하는지 알기 때문에 각박해 보인다"고 했다.

    대드 보드는 2015년 할리우드 스타들이 자신의 몸 그대로를 사랑하자는 의미로 시작한 '몸 긍정성(body positive·보디 포지티브)' 열풍과도 맞닿아 있다. 미디어가 제시하는 예쁜 몸의 기준에 얽매이지 않고, 살이 찌거나 마른 자신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 소셜 미디어에 올리는 일종의 캠페인이다. 인스타그램에 'bodypositive'를 검색하면 전 세계 사람들이 찍어 올린 사진들이 350만장 쏟아진다. 주로 여성들이지만 최근에 '대드 보드'라는 이름으로 남성들도 동참한다. 한 손에 스마트폰을, 다른 한 손엔 맥주를 들고 그동안 벨트로 꽁꽁 싸맸던 뱃살을 당당히 드러낸 모습을 공유한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연예인도 아닌 평범한 사람들까지 소셜 미디어에서 빨래판 복근이나 애플힙처럼 비현실적인 몸 사진을 내세워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아야 하는 트렌드에 사람들이 염증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라며 "오히려 다른 이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몸을 아끼고 당당히 드러내는 사람들이 더 자신감 있고 쿨한 이미지를 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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