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넉 달 이상 끊이지 않는 인사 문제, 이래도 되나

      입력 : 2017.09.13 03:19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민주당은 그의 역사관, 종교관을 이유로 부정적이라고 한다. 자신들과 코드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스스로 물러나지 않으면 물러나게 하겠다는 입장이라 한다. 하지만 박 후보자의 역사관은 상식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그런데 야당도 박 후보자를 반대한다. 이유는 청문회에서 보니 장관으로서의 역량 자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11일엔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국회 인준 표결에서 부결됐다. 헌재소장으로서는 처음이고 대법원장 후보까지 포함하면 사법 수장의 인준 부결은 29년 만의 일이다.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는 개인 하자로 중도 사퇴했다. 12~13일 진행되고 있는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에 대해서도 야당들이 부정적인 상황이다. 정권 초 법무장관 후보,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 청와대 안보실 1차장,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잇따라 물러났는데 아직까지 인사 문제가 끝이 나지 않고 있다.

      청와대는 박 후보자에 대해 여권에서 문제가 제기되자 전전긍긍하기만 할 뿐 상황을 방치했다. 야권까지 돌아선 12일에도 "중소기업까지 이끌 정책 능력을 충분히 보여줄 기회를 갖지 못했다"라고 뜻을 알기 어려운 말만 했다. 청와대는 그동안 여러 장관 후보들에 대해 국회가 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했는데도 임명을 강행했다.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에 대해서는 현직 장관이 교체를 거의 공개 건의하는데도 거부하고 있다. 하지만 박성진 후보에 대해서는 지켜주기보다는 지명 자체를 후회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한다. 야당이 말하는 능력 부족 때문이 아니라 코드가 맞지 않아서일 것이다.

      어쨌건 정부 출범 4개월이 넘었는데 아직도 인사가 완결되지 않고 있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정권 초에는 '인수위 없이 집권해서 그렇다'고 해명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누구도 고개를 끄덕일 수 없다. 안보와 경제가 다 위기인데 이를 관리해야 할 정부는 아직 조각(組閣) 중이라면 인사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다시 들여다봐야 할 상황이라는 뜻이다. 어느 한 분야가 아니라 대통령 인사의 기조 자체와 검증, 정치적 상황 판단 등 전 분야에서 구멍이 발견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여론조사 지지율은 아직도 70% 안팎으로 매우 높은 편이다. 그러나 그 지지율에 가려 있는 청와대 내부의 문제, 여소야대라는 정치 현실이 점차 본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청와대 인사 시스템을 손보고 책임질 사람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때는 바로 지금이다. 실기(失機)하지 않아야 한다.
      [기관정보]
      문대통령, 청와대 인사팀 질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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