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대회 사상 첫 5회 우승 거둘까

    입력 : 2017.09.12 03:05

    [화요바둑] TV바둑아시아선수권 14일 개막

    공평성·대표성·신속성 갖춘 대회, 韓·日 10번 우승… 中 8회 추격
    中, 2連覇 노려… 日은 '투톱' 출전… 속기에 강한 나현도 우승 기대

    TV바둑아시아선수권전은 매력 넘치는 대회다. 한·중·일 3국이 돌아가며 개최하는 공평성, 각국 최강자들이 국가 명예를 걸고 싸우는 대표성, TV 속기(速棋)로 단숨에 우승자를 가려내는 신속성이 이 대회만의 특징이다. 짧은 제한 시간(한 수 30초·1분 10회)과 일정(3일), 적은 우승 상금(한화 기준 2500만원)으로 대형 메이저 대회들과 경쟁하는 모습은 강소국(强小國)을 연상시킨다.

    1989년 시작된 대회 역사도 잉씨배와 더불어 가장 오래됐다. 게다가 참가 3국이 이처럼 팽팽하게 균형을 이뤄온 대회가 없다. 지난해까지 한국과 일본이 각각 10회, 중국이 8회 우승했다. 대략 초창기 일본, 중기 한국, 후반기 중국 주도로 흘러와 바둑 역사와도 정확히 일치한다. 29회째인 올해 대회는 오는 14일부터 중국 저장성 핑후(平湖) 세인트레이크 호텔서 열린다.

    지난해 대회 신진서(왼쪽)와 리친청의 결승전 직후 복기 모습. 2회전서 신진서에게 패해 탈락한 박정환이 검토에 동참했다.
    지난해 대회 신진서(왼쪽)와 리친청의 결승전 직후 복기 모습. 2회전서 신진서에게 패해 탈락한 박정환이 검토에 동참했다. /일본기원

    한국은 KBS 바둑왕전 우승·준우승자인 이세돌(34) 9단과 나현(22) 8단이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 바둑 '넘버 3'인 이세돌은 총 4회(07·08·14·15년)에 걸쳐 우승했다. 초창기 4연패를 달성했던 다케미야(武宮正樹)를 따돌리고 단독 최다 우승자로 올라설 호기를 잡은 셈. 이창호는 요다(依田紀基), 쿵제(孔杰) 등과 나란히 세 차례 우승했었다. 현재 한국 랭킹 13위인 나현은 물가정보배와 천원전 등서 우승하는 등 속기에 강해 첫 우승도 기대해볼 만하다.

    한국과 통산 최다 우승 경쟁국인 일본은 NHK배 1·2위인 이야마(井山裕太) 9단과 이치리키(一力遼) 7단 등 '투톱'으로 무장했다. 일본 메이저 6관왕인 이야마는 2013년 제25회 대회서 우승, 일본에 8년 만에 국제대회 우승컵(17회 TV아시아·장쉬)을 안겨주는 수훈을 세운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도 패권은 한·중 대결로 좁혀질 전망. 디펜딩 챔프도 중국 리친청(李欽誠·19)이다. 지난해 2단이던 그는 두 살 아래 신진서와의 결승전 승리로 자국 규정에 따라 일약 9단에 올랐고 올해 출전 시드까지 챙겼다. 여기에 CCTV 속기전 우승·준우승자인 장타오(張濤·26) 5단과 리쉬안하오(李軒豪·22) 6단이 가세한다. 장타오는 CCTV배 준결승서 백번 22연승을 질주하던 중국 1인자 커제(柯潔)의 발목을 잡으며 대표에 뽑혔다.

    7인 토너먼트 대진은 추첨에 따라 결정된다. 이세돌은 이야마에게 4승 2패, 이치리키와는 1승 1패다. 또 리쉬안하오(0승 1패)와 리친청(1승 2패)에겐 뒤져 있지만 장타오에게 3전 전승으로, 이세돌 대 외국 기사 총전적은 9승 6패다. 나현은 장타오(1승)와 리친청(2승) 등 중국 기사에게 앞서 있고 이치리키와는 1승 1패로 총 4승 1패를 기록 중이다(이야마 및 리쉬안하오는 첫 만남). 또 이세돌은 나현에게 4대 1로 앞서 있다.

    TV아시아선수권전은 바둑계의 클래식이다. 요란하지 않지만 장중하고, 번쩍이지 않는데도 빛이 난다. 어디선가 가을바람을 타고 날아온 커피 향기가 대국장을 누빌 것 같은 분위기다. 올해는 '반상 콘서트'의 지휘봉을 한국 기사가 쥘 수 있을까.

    [인물정보]
    이세돌 삼성화재배 16강 선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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