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비급여 진료 실태 파악이 최우선 과제

  • 김태현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

    입력 : 2017.09.12 03:08

    김태현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
    김태현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

    문재인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의 핵심은 그동안 의료 기관이 가격을 마음대로 정해도 통제할 방법이 없었던 비급여(미용·성형 제외)를 예비급여에 포함시켜 우선 가격을 관리하고, 이어 평가를 통해 일반급여로 전환하는 '예비급여제도' 도입이다. 역대 정부가 건보 보장성 강화를 위해 노력해왔지만 비급여 관리를 소홀히 한 탓에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3800여 비급여 항목의 가격과 내용이 천차만별이라는 점이다. 자기공명영상(MRI)처럼 병원별로 수십만원이나 차이가 나서 평균 수가를 산출하기 어려운 항목이 상당수이고, 도수치료(맨손으로 하는 물리치료)같이 서비스의 내용과 질에 따라 가격이 다르게 매겨지는 경우, 항목별 정의를 어떻게 할지도 만만치 않다.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가 골자인 '문재인 케어'가 성공하려면 국민 의료비 부담을 가중시켜온 비급여 진료의 정확한 실태 파악이 최우선이다. 먼저 의료 기관마다 제각각이던 비급여의 유형·항목·가격을 철저히 조사해 체계적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근거로 비급여를 정부가 관리하는 예비급여로 전환할 때의 기준과 심사 방법을 마련한 뒤 적정 가격을 결정해야 한다. 나아가 기존의 비급여를 해소시키는 것에 비례해 다른 비급여가 발생하는 '비급여 풍선 효과'를 억제할 대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누구도 통제하지 않아 걷잡을 수 없이 팽창한 비급여 진료비는 우리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의 발목을 잡아왔고, 이는 고스란히 국민 의료비 부담 증가로 이어졌다. 또 일부 양심을 저버린 병·의원의 과잉 진료를 유발하고, 실손보험을 악용한 이른바 '의료 쇼핑'을 부추기며 의료 시장을 크게 왜곡시켜온 것이 사실이다.

    역대 정부가 이를 알고는 있었지만 정부·의료계·보험사·환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뒤엉켜 있어서 극복하지 못했다. 하지만 심하게 엉킨 실타래에도 실마리는 분명히 있다. '문재인 케어'가 의료 시장의 뒤엉킨 실타래를 풀기 위해 비급여 관리 체계 마련을 그 실마리로 삼은 것은 환영할 일이다.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를 위한 예비급여 도입을 시작으로 비급여의 체계적 관리와 합리적 통제 방안을 마련해 하루속히 '병원비 걱정 없는 든든한 나라'가 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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