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출범 4개월만 최대 위기…대법원장 인준도, 개혁입법도 난항

    입력 : 2017.09.11 16:26 | 수정 : 2017.09.11 16:48

    김이수 헌재소장 인준안 부결에 이어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도 위험
    '한명숙 억울한 옥살이論' 등으로 사법부 진보편향 인선에 野 제동
    안보정책 혼선과 탈원전, 증세, 적폐청산 등 개혁입법 줄줄이 적신호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기 앞서 상의를 벗고 있다. /연합뉴스

    헌정사상 처음으로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되면서 청와대도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했다.

    일사부재리 원칙에 따라 20대 국회에선 김이수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재상정할 수 없다. 역대 최장인 헌법재판소장 공백 사태를 김 후보자의 대행 임기가 끝날 때까지 더 방치하기엔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에, 차기 후보자를 물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후보자 재지명의 경우, 문 대통령과 측근 그룹이 선호하는 '진보 인사'를 또다시 내세우는 것도 간단한 일이 아니다. 김이수 후보자의 경우 당초 청와대는 진보 성향에 호남 출신이라는 이유로 국민의당의 동의를 쉽게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했다. 자유한국당 등 보수 정당이 반대하더라도 인준이 가능하다는 계산이었다.

    향후 대법원장 인사도 녹록한 상황이 아니다.

    오는 12~13일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실시되지만,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라는 점 등으로 불거진 진보 이념 편향 논란은 김이수 후보자보다 결코 덜하지 않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 유죄가 확정돼 만기 출소한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대해 지난 정부에서의 사법부 판단을 '적폐'로 공격하면서, 국민의당은 정권의 이런 '진보 편향 사법부' 구상에 이미 반대 기류로 돌아섰다.

    현재 청와대와 여당이 보수 여론을 업은 자유한국당과 '캐스팅보트'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국민의당 등 야당을 모두 설득하지 못할 경우, 김명수 후보자 인준을 위한 국회 본회의 표결 결과도 장담할 수 없다.

    사안은 약간 다르지만, 지난달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진보'의 이름으로 지명됐다가 과도한 주식 투자 이득 문제로 자진사퇴한 것도 청와대로서는 뼈아픈 대목이다.

    이른바 '사법 적폐'를 해소한다는 명분으로 추진한 수뇌부 인사가 줄줄이 꼬인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장관 등 고위직 인사 검증 부실 논란이 불거지자 최근 청와대 인사수석실에 자문기구를 둘 것을 지시하는 등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이제 이런 인사 문제가 실무진이 할 수 있는 도덕성 검증의 차원을 넘어 정권의 진보 핵심 가치관을 밀어붙이느냐 마느냐의 문제로 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인사 뿐만 아니라 당정이 추진 중인 핵심 개혁 입법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이번 국회에서 방송법 개정이나 탈원전 정책, 증세, 복지 예산 확대 등 개혁 입법을 놓고 제1야당인 한국당과 국민의당이 모두 날을 세우고 있다. 무엇보다 북한 6차 핵실험 도발로 인해 현 정부의 안보 정책 혼선이 빚어지는 데 대해 야당들이 모두 비판하고 있다. 개별 정책만의 문제보다 '안보 위기 속 적폐청산·복지 확대 우선' 기조에 큰 제동이 걸리고 있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진은 이런 인사·개혁입법 문제를 매끄럽게 처리하기 위해 한참 전부터 '여야정 국정 협의체'나, 여야 대표 초청 안보 회담도 제안했다. 그러나 한국당 등은 인사와 법안에 대한 철저 검증을 위해 이런 '끌어들이기' 제안에 응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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