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외면한 국민의당 의원 24명이 김이수 헌재소장 무산시켰다

입력 2017.09.11 16:11 | 수정 2017.09.11 16:23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54회 국회 정기회 제5차 본회의에 참석한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와 이채익 의원이 헌법재판소(김이수) 임명동의안이 부결 처리되자 포옹하며 기뻐하고 있다./뉴시스


11일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은 국민의당의 ‘캐스팅 보트’ 위력을 새삼 확인시켜줬다. 보다 좁혀 말하면 지난 달 말 국민의당 대표에 당선된 뒤 ‘야성(野性) 회복’을 강조한 안철수 대표의 정치적 ‘힘’을 확실히 각인시킨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현재 국회 재적 의원수는 299명으로 교섭단체를 이루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120석, 자유한국당 107석, 국민의당 40석, 바른정당 20석과, 국회법상 비교섭단체로 분류되는 정의당 6석, 새민중정당 2석, 대한애국당 1석, 무소속 3석이다. 무소속 의원 3명은 민주당 출신인 정세균 국회의장과 서영교 의원, 자유한국당 전신 새누리당의 대표를 지낸 이정현 의원이다. 이 가운데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표결에 부쳐진 이날 국회 본회의 출석 의원수는 293명이었다. 한국당 5명, 국민의당 1명 등 6명의 의원이 본회의에 나오지 않았다.

출석 의원 293명의 정당별 분포는 여당인 민주당 120명, 자유한국당 102명, 국민의당 39명, 바른정당 20명, 비교섭단체 12명이었다.

헌재소장 임명동의안은 국회의원 재적 과반(150명)이 출석해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하면 통과된다. 이날 표결의 경우 출석 의원이 293명이므로 과반은 147명이다. 여야 의원 147명이 찬성해야 김이수 후보자는 헌재소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여야가 표결 전에 밝혔던 입장에 비춰보면 여당은 당연히 전원 찬성표(120표)를 던졌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동의안이 통과되려면 야당과 비교섭단체에서 27명 이상이 여당 손을 들어줬어야 한다.

일단 비교섭단체 중에서 친여 성향의 정의당(6표)과 새민중정당(2표), 무소속이지만 민주당 출신인 정 의장과 서영교 의원은 찬성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들(10표)과 여당(120표)을 합하면 일단 130표는 확보된 셈이다. 결국 민주당이 야당으로부터 추가로 얻어야 할 찬성표는 147표에서 130표를 뺀 17표가 된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일찍부터 김 후보자의 ‘이념 성향’을 문제삼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들 가운데 이탈표가 있었을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따라서 캐스팅보트는 국민의당이 쥐고 있었다. 국민의당은 이날 표결 전에 ‘의원 자유투표’를 결정했다. 당론을 정하지 않고 의원들이 마음대로 투표하도록 한 것이다. 국민의당 참석 의원수 39명이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면 여당과 친여 비교섭단체 의원 표까지 합해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은 거뜬하게 출석 과반이 돼 통과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날 나온 찬성표는 모두 145표. 결국 국민의당 의원 39명 가운데 15명만이 여당 편을 들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만약 이날 나온 기권 1표 무효 2표가 비교섭단체에서 나왔다면 국민의당 찬성표는 3표가 더해져 18명이 될 수도 있다. 어떻든 국민의당이 당론으로 민주당을 도와주지 않은 게 ‘김이수 헌재소장 무산’ 결과를 가져온 셈이다.

헌재소장 임명동의안이 표결로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것은 1987년 개헌으로 헌법재판소가 출범한 뒤 처음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명한 인사안 표결이 국회에서 부결된 것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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