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사·증세·대기업 죄기… 文정부 '입법전쟁' 시작됐다

    입력 : 2017.09.11 03:06

    [국정과제 반영한 '117개 법률안 목록' 제출… 정기국회서 野와 힘겨루기 예고]

    '과거사' 관련 법안은 2건
    盧시절 '진실·화해위' 재개하고 5·18 헬기사격 의혹 특별법도

    건보 보장 확대 등 복지법안 다수
    野 "수십조 재원 들어 신중해야"

    대기업들 업종 제한 확대되고 前정권서 강조 '규제개혁'은 없어

    문재인 정부가 이번 정기국회 등을 통해 통과시키고자 하는 정부 입법 법률안 목록이 10일 확인됐다. 정부가 발의했거나 발의할 예정인 법률안은 모두 117개로, 이 중에는 현 정부가 국정 과제로 선언한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과거사 문제 해결'을 위한 근거 법안과 각종 복지 관련 법안, 그리고 우회적 증세 법안 등이 포함됐다. 정부는 매년 초 국정 우선 과제 해결에 필요한 제반 법률안 목록을 법제처를 통해 국회에 보내왔는데, 올해는 5월 대선으로 정권이 바뀌면서 9월 정기국회 기간에 다시 중점 법안을 제출했다.

    정부 입법 예고 법률안 중 눈에 띄는 건 이른바 '과거사' 관련 법안이다. 행정안전부는 10건의 법안 제출을 예고하면서 노무현 정부 시절 4대 개혁 입법이었던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기본법 개정안'을 포함시켰다.

    2006~2010년까지 활동했던 진실화해위원회의 활동을 재개하고, '과거사 통합 재단'을 설립하는 게 골자다. 과거 진실화해위는 6·25전쟁 당시의 민간인 피해자 규명 등 성과를 냈지만, 이승만 정권에 대한 일방적 비판과 반미적 성향 등이 문제로 지적됐었다.

    정부가 정기국회에 제출하는 117개 법률안
    이와 함께 국방부는 올해 안에 '5·18 계엄군의 민간인 헬기 사격 의혹 등 진상 규명 특별법'을 제정하겠다고 했다. 5·18 당시 계엄군의 민간인에 대한 헬기 사격 의혹, 최초 발포 명령자 등을 찾겠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보수 야당에서는 "이미 한 번 뒤졌던 과거를 또다시 뒤지겠다는 것"이라며 "또 이를 넘어 아예 역사를 자신들 위주로 다시 세우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복지 혜택 관련 법안도 이번 정기국회 기간 등을 통해 여러 건 제출될 예정이다. 5세 이하 아동에게 10만원을 지급하는 '아동수당'의 근거가 되는 '아동수당법', 2021년까지 기초연금을 30만원으로 단계적 인상하는 '기초연금법 개정안' 등을 10월 안에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보건복지부는 밝혔다. 이른바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 등도 복지부의 중점 추진 법안에 포함됐다.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야당들은 "수십조원의 재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복지 확충에 필요한 재원 마련을 위해 '증세 법안'들도 마련됐다. 기획재정부는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 대기업의 비과세 감면 제도를 정비하고, 소득세법 개정으로 대주주의 주식 양도 차익 과세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상속 증여세 신고 세액의 공제율을 축소하고, 상속 증여세 과세 체계를 개편하는 내용의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도 정부 입법으로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정부 제출 입법 예정 리스트에는 각종 대기업 규제 법안도 포함됐다. '대리점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을 통해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생계형 업종에 대한 대기업의 사업 참여 제한이 확대된다. 대신 이전 정권에서 강조했던 '규제 개혁' 등의 내용을 담은 법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오히려 의약품 분야와 관련해 '맞춤형 규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첨단바이오의약품법'과 '첨단융복합 의료기기 허가지원에 관한 특별법' 등이 포함됐다.

    지난 박근혜 정부 시절 논란이 됐던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안도 기재부의 추진 입법에 포함됐다. 선거 연령을 18세로 낮추는 등 내용을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도 주요 입법 리스트에 올랐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뒷받침할 제도 정비용 법안도 제안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현행 총리 소속인 위원회를 대통령 직속 기관으로 위상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을 내놨다. 풍력발전지구의 확대를 위한 관련법 역시 이번 정부의 117개 입법 예고 법률안에 포함됐다. 정부 제출 리스트에 속한 법안 중 상당수가 야당이 반대하는 것들이어서 정기국회는 물론 연말 연초 임시국회 때까지 '입법 전쟁'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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