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승객 35%… 우이선, 출발부터 적자 걱정

    입력 : 2017.09.11 03:10

    북한산 오르는 어르신들 많이 타… 무임비율 지하철 1~9호선의 3배

    서울시 "중앙정부도 재원 부담을"
    시의회 "요금 할인율 등 조정해야"

    8년간의 공사를 마치고 지난 2일 개통한 서울 1호 경전철인 우이신설선(북한산우이역~신설동역·13개 역·11.4㎞)이 등산을 가는 노인들의 '셔틀 철도'가 되고 있다. 개통 이후 일주일 승객 통계를 보면 10명 중 4명(환승객 제외) 가까이가 무임 승차객이었다. 특히 북한산으로 이어지는 우이신설선을 타고 등산을 가려는 노인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버스 타던 노인까지 경전철로 옮겨가

    서울시 관계자는 "그동안 버스 노선만 있었던 지역에 경전철이 뚫리면서 상당수 노인 승객이 이용이 편리하고 무임승차도 가능한 경전철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이신설선의 요금(1250원)은 현 지하철 기본요금과 같다.

    10일 오후 우이신설선 북한산우이역에서 승객들이 열차에 탑승하고 있다.
    10일 오후 우이신설선 북한산우이역에서 승객들이 열차에 탑승하고 있다. 승객 중에는 북한산 등산을 마친 노인 등산객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었다. /김지호 기자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2~8일까지 41만681명이 우이신설선을 탔다. 이 중 35% 정도인 14만4228명이 무임 승객이었다. 서울 지하철 1~9호선의 무임 수송률(10~14%)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 무임 승객이 많은데도 우이신설선의 하루 평균 이용객(5만8669명)이 개통 전 예상(하루 평균 13만여명)의 44% 선에 불과하다는 점은 또 다른 문제다. 객차 2량으로 운용되는 우이신설선 1편의 정원은 170명이다. 사업자인 우이신설경전철 측은 1편당 약 250명을 이용객으로 예상했는데, 개통 첫 주엔 1편당 110명이 타는 데 그쳤다.

    벌써부터 '수익성이 떨어져 운영에 지장이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예상 수치보다 이용객이 너무 적어 파산한 의정부 경전철의 실패를 되풀이할지 모른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지하철 9호선이 처음 개통했을 때도 첫 달 이용객은 예상의 80% 수준에 불과했다"면서 "조만간 우이신설선 이용객 숫자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노인 무임승차' 때문에 적자 쌓여

    우이신설선 이용 현황 외
    서울 지하철과 경전철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대상은 65세 이상 노인, 국가유공자, 장애인 등이다. 무임 승차객 가운데 노인이 약 80%를 차지한다. 서울시 전체 노인 무임승차 비율은 2016년 11.41%까지 늘어 승객 100명 중 11명이 노인이었다.

    노인 무임승차로 인한 운임 손실액도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도시철도 적자 3911억원 중 무임승차로 인한 손실이 3623억원(92.6%)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해는 적자가 4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서울시는 '무임승차는 대한민국 노인 복지 차원에서 전국에 적용되므로 중앙 정부가 재원 부담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시는 "노후도가 심각한 지하철 2·3호선 전동차 620량을 바꾸려면 2022년까지 예산 8370억원이 필요하다"면서 "정부 지원이 없으면 시민 세금으로 적자를 충당해야 하고, 그 부담은 시민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정부는 '무임승차는 지역 주민을 위한 일이므로 지자체의 책임'이라는 입장이다. 정부는 철도산업기본법에 따라 국가 공기업인 코레일의 무임 수송 손실액(지하철 1·3·4호선 해당 구간, 분당선, 경의중앙선 등)에 대해선 지난 5년간 연평균 1000억원쯤을 지원했다. 손실분의 60% 정도다.

    ◇조건부 할인·노인 연령 조정 필요

    지난 7월 민간 사업자가 운영하는 신분당선이 노인에게 운임을 받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신분당선은 2011년 10월 개통 후 누적 적자가 3931억원(6월 기준)에 달한다.

    서울시의회는 무임 할인율을 조정하고 출퇴근 시간대 무임승차를 제한하자고 주장한다. 일본 도쿄에선 노인도 동일한 요금을 내야 한다. 미국·독일 등에선 노인이 30~75% 정도의 할인 요금을 적용받는다. 영국 런던은 평일 오전 9시 이후 또는 주말과 공휴일에 한해 무료 승차가 가능하다. 프랑스 파리는 월 소득액이 일정 수준 이하인 노인에게만 무료 혜택을 준다.

    한노인회는 "노인의 연령을 65세에서 70세로 올리자"고 제안했다. 1981년 노인을 '65세'로 규정할 당시 평균수명은 66세였고, 지금은 82세이니 노인의 기준도 바뀌어야 한다는 얘기다. 박정수 동양대 철도운전제어학과 교수는 "경로우대 연령을 70세로 높일 필요가 있다"며 "노인 소득 수준과 시간대별 차등을 두고 무임 대상자를 선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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