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환경평가, 결국 사드 훼방용?

    입력 : 2017.09.11 03:13

    홍준기 사회정책부 기자
    홍준기 사회정책부 기자

    2009년 국군 정보사 신축 사업, 2013년 서북 도서 요새화 사업, 2016년 해병 항공단 사업…. 이 사업들엔 공통점이 하나 있다. 모두 군사기밀이나 군사작전의 긴급성 때문에 환경영향평가를 면제받았다. 이 사업들 외에도 군사 시설이 환경영향평가를 면제받은 사례는 셀 수 없이 많다.

    현행 환경영향평가법에는 국방부 장관이 ▲군사상 고도 기밀 보호가 필요하거나 ▲군사작전의 긴급한 수행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해 환경부 장관과 협의한 사업에 대해서는 환경영향평가를 면제(23조 2호)하도록 하고 있다. 전국 각지에 사드와 비슷하게 작동하는 패트리엇 미사일 기지 등이 있지만 군사기밀이라는 이유 등으로 환경영향평가를 면제받았다.

    환경부가 지난 4일 기존의 사드 배치 부지를 대상으로 실시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조건부 동의' 의견을 냈다. 이에 앞서 국방부는 지난해 말부터 준비한 환경영향평가서를 지난 7월 말 환경부에 제출했다. 작년 중반부터 사드 X-밴드 레이더의 전자파가 인체와 농작물에 유해하다는 괴담(怪談)이 난무하자 국방부가 선택한 궁여지책이었다. 환경부는 전자파 문제는 국방부의 실제 측정 자료, 괌과 일본 사드 기지의 문헌 자료 등을 종합 검토한 결과 인체는 물론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런 결론은 진작 나와 있는 것이기도 했다.

    8일 오전 경북 성주 초전면 사드기지에 배치된 사드(THAAD) 발사대 옆에서 주한미군이 작업을 하고 있다. 주한미군은 7일 사드 4기를 추가로 배치해 사드 1개 포대를 완성 했다. /뉴시스
    그럼에도 환경부는 ▲주기적인 전자파 측정 ▲측정 시 지역 주민에게 참관 기회 제공 ▲주민 설명회 개최 등 조건을 내걸었다. 여기에 더해 현 정부는 "이번은 임시 배치"라며 "최종 배치 여부는 일반 환경영향평가 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수차례 동해 상으로 미사일을 발사했고, 지난 3일에는 6차 핵실험까지 실시했다. 단 한 발로 수많은 우리 국민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규모였다. 이 같은 위기 상황에서 사드 배치가 앞서 언급한 환경영향평가를 면제받은 사업들에 비해 덜 긴급한 사안인지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사드 배치를 '군사기밀'도 아니고 '군사상 긴급성'과도 거리가 먼 일인 것처럼 취급해왔다. 안병옥 환경부 차관은 지난 4일 사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결과를 기자들에게 브리핑하면서 "전날(3일) 북한 핵실험은 이번 협의 의견 발표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일부 정부 관계자는 "사드 배치 위치 등도 중계하듯 다 알려졌는데 이제 와서 '기밀'이니 '긴급성'을 얘기하기도 어려운 것 아니냐"는 자조적인 반응을 보였다.

    사드가 지역 주민의 건강과 주변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소지가 있다면 철저하게 검증하고 이를 주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그러나 무해하다는 과학적인 수치와 결론이 여러 차례 나왔다. 사드 배치도 사실상 끝났다. 그럼에도 환경영향평가에 집착했던 이들은 진짜 환경 피해를 우려한 건지, 그렇다면 전자파 측정은 왜 거부했는지, 사드 훼방용으로 그런 주장을 한 건 아닌지 많은 국민이 의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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