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의 얼굴은…" DNA로 몽타주까지 그린다

    입력 : 2017.09.09 02:46

    美 유전자 기업 '휴먼 론제비티', 인공지능에 1061명 DNA 학습
    일부선 "평균적 얼굴 그린 것뿐"

    실제 얼굴과 DNA로 만든 몽타주 비교 그래픽

    DNA 정보로 사람의 얼굴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범죄 현장에 남은 피 한 방울에서 DNA를 추출해 범인의 몽타주 사진을 만들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미국의 유전자 분석 기업 휴먼 론제비티(Human Longevity)사의 대표인 크레이그 벤터 박사는 국제 학술지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유전자 분석과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해 DNA 정보로 사람의 얼굴 모습을 실제와 흡사하게 예측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벤터 박사는 2000년 세계 최초로 인간의 유전 정보를 완전히 해독한 과학자이다.

    연구진은 다양한 인종과 연령대에 걸쳐 1061명의 DNA를 먼저 해독했다. 동시에 얼굴을 카메라로 촬영해 고해상도 입체 영상을 만들었다. 키와 몸무게, 피부와 눈 색깔, 나이 등의 정보도 입력했다. 이 모든 정보를 인공지능에 학습시켜 DNA와 얼굴 생김새의 상관관계를 스스로 파악하도록 했다.

    연구팀은 이후 인공지능이 전혀 다른 인물의 DNA 정보를 바탕으로 얼굴을 그리게 했다. 이렇게 완성된 얼굴 그림을 사람들에게 보여주자 10명 중 8명이 그림 속 인물의 실제 사진을 골라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앞으로 DNA 정보를 통해 범인은 물론 범죄나 사고로 얼굴이 훼손된 피해자의 생전 모습도 복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번 연구 결과는 한 인종에서 누구나 비슷해 보이는 평균 얼굴을 만들어낸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번 연구가 사람의 얼굴 모양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유전자를 찾아낸 것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벤터 박사는 "인공지능이 DNA 정보를 더 많이 학습하면 정확도가 향상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인공지능이 공부할 정보는 계속 쌓이고 있다. 휴먼 롱제비티사는 질병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100만명의 유전정보를 해독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4만5000여명의 유전자가 완전히 해독됐다.

    유전자가 얼굴 모양을 결정한다는 점을 거꾸로 이용해 얼굴 사진으로 질병을 진단하려는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유전병의 40%는 얼굴 형태를 변화시킨다. 미국 보스턴의 벤처기업인 FDNA는 얼굴 사진을 분석해 2500여종의 질병에 걸릴 가능성을 알려주는 스마트폰 앱을 개발했다. 미국 국립인간게놈연구소는 진단 장비가 부족한 개발도상국을 위해 사진으로 질병을 진단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 남미 환자들의 얼굴 사진을 인공지능에 학습시켜 유전병을 90% 이상 정확도로 진단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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