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핵무장論' 커지고… 北, 대놓고 "무력 통일"

    입력 : 2017.09.09 03:15 | 수정 : 2017.09.09 06:17

    국민 60% "우리도 핵무기 가져야"… 與지지층도 52% 찬성
    65% "모든 대북지원 중단"… 59% "美의 선제공격엔 반대"

    국민 10명 가운데 6명이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주장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8일 나왔다. 특히 북한 6차 핵실험 이후 핵무장 찬성 여론이 높아지는 등 대북 강경론이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핵무기 보유 찬반 여론조사 결과 그래프

    한국갤럽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우리나라도 핵무기를 보유해야 한다'는 주장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60%, '반대한다'는 35%였다. 북한 4차 핵실험 직후인 지난해 1월 실시한 같은 조사에서 핵무장 찬성은 54%, 5차 핵실험 직후인 지난해 9월 조사에선 58%였다. 특히 이번 조사에선 핵무장 찬성이 자유한국당(82%)과 바른정당(73%) 지지층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지지층(52%)에서도 절반을 넘었다. 또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모든 대북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는 응답은 65%로 작년 2월 조사(55%)와 올 8월 조사(57%) 때보다 높아졌다. '인도적 지원은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32%였다.

    이번 조사에서 '북한 6차 핵실험이 한반도 평화에 위협적'이란 응답은 76%, '위협적이지 않다'는 20%였다. 다만 '북한이 핵·미사일 시험 발사를 계속할 경우 미국의 북한 선제공격에 찬성하느냐'는 물음에는 33%가 찬성했고 59%는 반대했다. 또 '북한이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응답은 37%, '없다'는 58%였다. 전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지난 5~7일 실시한 이 조사는 95% 신뢰수준에서 오차 범위 ±3.1%포인트다.

    핵은 체제보장용이라던 북한 '미군 철수·적화통일' 노골화
    北매체·간부 "南서 美 몰아내야… 핵은 통일 앞당기는 열쇠"
    북한, 핵실험 후 "美, 한반도 문제서 손떼라"

    우리 사회 일각에선 북한의 핵 개발이 '체제 보장용'이라는 주장을 해왔다. 북한도 지금까지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위협을 막기 위해"라고 했다. 그러나 북한은 핵무장이 사실상 완성 단계에 이르면서 그 목적이 한·미 동맹 와해와 주한 미군 철수, 나아가 무력 적화통일이라는 것을 노골화하고 있다.

    노동당 외곽 단체인 조선평화옹호전국민족위원회는 8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군의 한반도 주둔이 이날로 72년이 됐다면서 "우리 민족은 더 이상 미제의 남조선 강점으로 인한 불행과 고통을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우리 공화국은 대륙간탄도로켓과 수소탄까지 보유한 세계적인 군사 강국의 지위에 당당히 올라섰다"며 "남조선 인민들은 조선반도 평화의 파괴자인 미군을 몰아내기 위한 반미·반전 투쟁을 힘있게 벌여 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의 인터넷 선전 매체 '우리민족끼리'도 이날 "남조선에서 미제 침략군 철수는 온 민족의 요구"라며 "미군의 비법적인 남조선 강점은 하루빨리 끝장나야 한다"고 했다.

    앞서 박봉주 내각총리는 지난 6일 핵실험 성공을 자축하는 평양시 군민(軍民) 대회에서 "미국은 오늘의 엄연한 현실을 직시하고 조선반도 문제에서 손을 떼는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봉주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3일 6차 핵실험 강행 직전 소집한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멤버(5인)다.

    북한은 주한 미군 철수를 뜻하는 '올바른 선택' '현명한 선택'이란 표현과 함께 무력 적화통일 의지도 숨기지 않고 있다. 오금철 북한군 부총참모장은 군민 대회에서 "서울을 비롯한 남반부 전역을 단숨에 깔고 앉을 수 있는 만단(만반)의 결전 준비 태세를 갖춰나가겠다"며 "조국 통일의 역사적 위업, 반미 대결전의 최후 승리를 반드시 이룩하고야 말겠다"고 했다.

    최근 북한 매체에는 '남조선 해방'을 의미하는 '사회주의의 마지막 결승선' '사회주의 승리봉(峯)' 같은 표현도 부쩍 많이 등장하고 있다. 북한이 6차 핵실험 직후 간부들을 대상으로 "핵·미사일은 조국 통일을 앞당기는 만능 열쇠"라며 무력 통일 필요성을 선전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북한의 주한 미군 철수 주장과 적화통일 야욕은 새로운 게 아니다. 그러면서도 자신들의 핵·미사일 무장은 그런 공격적 목적이 아니라 '자위용'이라고 해왔다. 핵·미사일 개발이 공격 목적이란 것이 공식화되면 국제사회의 압력이 강해지고 명분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사실상 완성된 이상 시간을 벌기 위해 굳이 목적을 숨길 필요가 없어진 셈이다.

    전문가 대부분도 북한의 최종 목적은 미국과 평화협정을 맺어 주한 미군을 철수시키고 핵무장을 바탕으로 남한을 적화통일하는 것이라는 데 별 이견이 없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김정은이 핵과 미사일 개발로 추구하는 최종 목표는 미국과 협상하는 게 아니라 북한 주도의 무력 통일"이라며 "북한이 수소탄과 ICBM을 보유하려는 의도 역시 미국과 전쟁하려는 게 아니라 한반도에서 국지전·전면전 발발 시 미국의 개입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김재천 서강대 교수는 "김정은이 핵무기 고도화에 집착하는 것은 체제 보장을 넘어 한국을 군사력에서 압도하고 더 나아가 무력으로 통일한다는 전략을 수행하는 데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미국이 뉴욕이나 LA의 희생을 감수하며 한국을 지키려 할지 매우 우려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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