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니 멤버 '키', 이젠 연극배우예요

    입력 : 2017.09.09 03:01

    '지구를 지켜라' 병구役 김기범, 드라마 이어 소극장 연기 호평

    "예전엔 '왜 항상 나만 안 알아주지?' 생각했어요. 10년간 활동하다 보니 내가 먼저 대중에 다가서서 내 존재를 알려야 하는 거였어요. 그래서 소극장 무대에도 열심히 섭니다."

    K팝 스타 '샤이니' 멤버인데도 키(본명 김기범·26)는 콤플렉스가 많았다고 했다. "백조 사이에서 난 오리도 아닌 닭이었다" "5명 중 인지도가 꼴찌였다"며 웃었다. "저를 인정하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죠. 닭은 흔하지만 그만큼 친근하잖아요. 연기를 시작하고 나니 그간 덜 주목받았던 게 오히려 도움 되더라고요."

    '만능열쇠'라는 애칭처럼, 키는 최근 여러 장르의 문에 도전하고 있다. 뮤지컬 '인더하이츠' '캐치미이프유캔' '삼총사' 등을 통해 호평받은 데 이어 드라마에도 출연했다. '혼술남녀' '파수꾼'에서 보여준 자연스러운 연기에 '키의 재발견'이란 반응이 줄을 이었다.

    키(본명 김기범)는 “장르를 가리지 않고 대중이 좋아하는 걸 찾아서 보여주고, 기쁨이나 위로를 주는 직업의 본질에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키(본명 김기범)는 “장르를 가리지 않고 대중이 좋아하는 걸 찾아서 보여주고, 기쁨이나 위로를 주는 직업의 본질에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장련성 객원기자

    이번엔 소극장 무대다. 연극 '지구를 지켜라'(연출 이지나). 2003년 장준환 감독의 동명 영화가 원작으로, 세상의 모든 부조리와 불행은 외계인 때문이라고 믿는 주인공 병구가 외계인을 납치해 벌이는 소동이다. 당시 청룡영화제 신인감독상·남우조연상 등을 수상한 작품으로 지난해 연극 무대에 처음 올라 화제를 모았다. 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인공 병구를 맡았다.

    "주변 분들이 '또 할 줄은 몰랐다'고 하시더라고요. 큰 무대로 갈 거라고 생각했나 봐요. 좋은 콘텐츠가 있는 곳이면 그게 소극장이든, 독립 영화든 가릴 이유가 없잖아요."

    뮤지컬 '인더하이츠'를 통해 키의 가능성을 본 이지나 연출가의 설득도 바탕이 됐다. 이지나씨는 "연기 호흡 조절이 자연스럽고 나이에 비해 사회 경험이 많아서인지 영리하게 연기해낸다"고 평가했다.

    무대 위의 키를 보다 보면 아이돌이란 이질감이 그다지 들지 않는다. 그의 계산도 주효했다. "멀티 역할의 선배님이 극 중 재미를 올리려고 샤이니 노래를 불러요. 일부러 모른 척하죠. 저를 숨기고 싶으니까요. 무대에서 전 병구이지 샤이니 키가 아니잖아요."

    소극장은 캐릭터 해석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어 매력이란다. 방송국과의 미팅 때 기획 의도, 시즌제, 의상·무대 콘셉트 등 프로그램 제안서를 직접 작성해 갈 정도로 의욕적이다. 소셜 미디어(SNS) 활동을 통해 연극 무대 홍보도 스스로 한다.

    "제가 합류한 작품이 실패하거나 적자 났다는 소릴 듣고 싶지 않아요. 제 활동을 계기로 연극 보는 관객이 한 명이라도 늘어난다면 그 자체로 보람입니다." 연극 '지구를 지켜라'는 10월 22일까지 서울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무대에 오른다. 1577-3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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