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버릇없는 레오, 어떻게 키워야 맞는거죠?

    입력 : 2017.09.09 03:02

    반려동물 교육법 두고 가정불화도

    "자상하게" 강형욱파
    스스로 깨닫게 기다리다 간식으로 칭찬하며 훈육

    "엄격하게" 이웅종파
    개는 무리 생활이 본능 서열 확실하게 알려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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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오후 경기 화성 애견 훈련소에서 훈련사가 골든레트리버에게 기본 동작을 가르쳐주고 있다. / 이삭애견훈련소
    한 살짜리 골든레트리버 강아지 레오를 키우는 최모(여·28)씨는 요즘 개를 어떻게 키울지를 두고 아버지와 기싸움 중이다. 레오는 가족들이 밥 먹을 때마다 식탁 위로 뛰어들어 음식을 먹는 버릇이 있다. 최씨는 비슷한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 사연을 TV에서 접하고는 그대로 따라 하고 있다. TV 프로그램에서 훈련사는 손에 간식을 쥐고 있다가 강아지가 덤벼들지 않을 때에만 하나씩 던져줬다. 강아지가 어떻게 행동할지 고민하다가 자리에 얌전히 앉자 "잭팟이 터졌어요!" 하며 간식을 모두 뿌려줬다. 훈련사는 "강아지에게 스스로 선택할 기회를 주고 보상을 하라"고 조언했다. 최씨 역시 레오가 스스로 잘못을 깨달을 때까지 기다려주고 있다. 레오가 말을 듣지 않고 식탁 앞에 다가올 때 최씨 아버지는 재빠르게 둘둘 만 신문지로 바닥을 치며 겁을 줬다. 최씨가 "그렇게 하면 교육이 안 된다. 강아지도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리면 아버지는 "안 된다고 단호하게 가르쳐줘야 한다"며 맞섰다. 산책할 때도 최씨는 3m짜리 목줄을 써 레오의 행동반경을 넓혀주려 하지만 아버지는 "그렇게 하면 개를 통제하지 못한다"며 줄을 바짝 당겨 잡는다. 레오를 두고 사사건건 부딪치자 최씨 가족은 결국 애견훈련소에 레오를 입소시키기로 했다. 최씨는 "레오가 온 후로 가족 간에 대화도 많아지고 화목해졌는데 요즘은 오히려 아버지와 말다툼이 잦아졌다"고 말했다.

    국내 반려동물 키우는 인구가 1000만 가구를 넘어서면서 반려견 교육법을 두고 갈등을 겪는 가정이 늘고 있다. 애견인들 사이에선 반려견의 문제 행동을 어떤 방식으로 고치느냐를 두고 설전이 오가기도 한다. 지난 7월 통계청은 한국표준직업분류에 '반려동물 훈련사'를 새로 추가했다.

    국내 개훈련 방식은 크게 '강형욱파'와 '이웅종파'로 나뉜다. 두 훈련사는 각각 여러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애견인들 사이에서 '개통령'이라고 불린다. 그러나 두 사람의 훈련 방식은 사뭇 다르다. 강형욱씨가 '친구 같은 아버지'에 가깝다면, 이웅종씨는 '엄격한 아버지' 쪽이다. 강씨는 개의 잘한 행동을 칭찬하고 보상하는 '긍정교육법'을 활용하고 이씨는 사람과 개 사이의 서열을 명확히 주지시키는 '복종훈련법'을 쓴다.

    이를테면 주인이 외출할 때 분리 불안 증세를 보이는 개의 경우, 강씨는 '5―10―7 훈련'을 권유한다. 7일간 매일 5초씩 10번 개와 떨어져 있는 연습을 하란 것이다. 이 방식을 따라 하는 푸들 주인 A씨는 "강아지에게 '다녀올게'라고 인사하고 잠시 현관문을 닫고 5초간 밖에 나가 있는다"며 "나갔던 주인은 언젠가 다시 돌아온다는 사실을 입력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어느 시점부터 현관문이 닫혀도 짖지 않는 걸 보면 효과가 있어 보이는데 내가 외출했을 때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반면 이씨는 "며칠 동안은 개한테 상처를 줘야 한다"고 말한다. 개를 안아주지 않고 엄격하게 대하면 개가 주인의 눈치를 보게 되고, 자기만의 공간인 개집으로 들어가 안정을 취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씨는 "반려견에게 주인의 규칙을 먼저 입력한 뒤 익숙해지면 그때 '이리 와'라며 보듬어주는 행동을 해야 한다"며 "개를 불쌍해하는 것은 순전히 인간의 시각일 뿐"이라고 했다. 산책 역시 강씨가 매일 시켜주기를 권장하는 반면, 이씨는 주인이 하고 싶을 때 하면 된다고 말한다.

    도베르만을 키우는 홍모(41)씨는 반려견 훈련사 시저 밀란의 유튜브 영상을 보며 훈련법을 익혔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 '도그 위스퍼러'에 출연해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밀란은 "개는 강한 무리 본능을 가지고 있으므로 주인이 우두머리 역할을 맡아야 한다"며 복종 훈련을 강조한다. 홍씨는 영상에서 본 대로 으르렁대는 강아지를 강제로 눕힌 뒤 목을 손가락으로 눌러 제압하는 훈련을 했었다. 홍씨는 "공격성이 있는 개라 강하게 훈련했는데 아내가 불쌍하다며 말리는 통에 계속하진 못했다"며 "반려견 행동 전문가마다 방식이 다르니 무엇이 옳은지 헷갈린다"고 했다.

    동물병원 원장은 "반려견을 아이처럼 생각하는 집이 늘면서 최근 몇 년 새 혼내지 않고 개를 기르는 방식이 널리 퍼졌다"며 "어떤 방식이든 개가 인간과 함께 지낼 수 있는 습관을 만들어주는 게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간혹 강아지 콧잔등을 살짝 치는 체벌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물리적으로 자극을 주면 무는 습관이 들 수 있어 권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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