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환불·교환? 그런거 없습니다… '인스타마켓' 주의보

    입력 : 2017.09.09 03:02

    스타일 좋은 인스타 이웃
    '희귀템' 판다길래 샀더니 잠수 타다 계정 폭파

    친밀감으로 신뢰 쌓아
    세금 없이 매출 수십억씩… 하도 많아 단속 못할 정도

    환불·교환? 그런거 없습니다… '인스타마켓' 주의보
    취업준비생 유모(25)씨는 최근 인스타그램 공동구매(공구)를 통해 블라우스를 한 장 샀다. 평소 A씨 인스타그램을 팔로하며 유명 브랜드로 치장하고 해외여행을 다니는 그의 패션 감각을 동경했기에, "구찌 스타일 블라우스 20장 공구 진행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오자마자 "사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A씨가 알려준 계좌번호로 5만원을 입금했지만 며칠이 지나도 상품이 오지 않았다. A씨는 "한정 수량이라 입고가 오래 걸린다"고 답했다. 열흘이 다 돼서 옷을 받은 유씨는 크게 실망했다. 옷이 사진과 너무 달랐고 마감도 제대로 되지 않은 싸구려였기 때문이다. 유씨는 환불받고 싶다는 메시지를 보냈지만 A씨는 "공구는 환불이 안 된다"고 말했다. A씨 인스타그램에서 공구 게시물은 이미 삭제된 후였다.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소셜미디어를 통해 물건을 파는 이가 늘면서 관련 피해 사례도 늘고 있다. 서울시 전자상거래센터에 지난해 접수된 피해 건수만 892건으로 지난 3년간 10배 이상 늘었다. 계약을 취소하거나 반품·환불을 거절하는 유형의 피해(64%)가 가장 많았고, 판매자 연락이 끊기거나 계정이 폐쇄된 경우(11%)도 적지 않았다.

    이런 거래의 특징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비치는 판매자 모습에 끌려 구매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 어떤 사람이 가짜 게시물로 꾸준히 팔로어를 끌어모으다가 크게 한탕 하고 달아나면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다. 소셜미디어 마켓은 ① 파워블로거나 유명인이 주로 블로그 이웃·팔로어에게 물건을 팔고 ②가격은 댓글·메시지로만 알 수 있으며 ③주로 현금으로 거래된다. 판매자 인스타그램의 화려한 모습에 끌리기 때문에 피해 품목도 의류(56%)나 신발·가방(24%) 같은 패션용품에 몰려 있다.

    구하기 어려운 해외 직구 상품을 내걸거나 '소량만 주문 제작해 판다'고 홍보하는 계정은 판매 글이 올라오면 구매 신청이 금세 마감되기도 한다. 수백만원대 보석이나 모피를 파는 사람들도 있다. 소셜미디어 보석상을 의뢰인으로 둔 한 세무사는 "사람들이 사치품을 꼭 눈으로 보고 살 것 같지만, 인스타그램 판매자의 사생활이나 개인정보도 함께 올라오기 때문에 오히려 친밀감을 느끼고 구매하는 이들이 많다"고 했다.

    이런 개인 간 거래의 규모가 나날이 커지면서 탈세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일부 판매자들은 최대 수십억원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구 신청이 마감되면 바로 게시물을 지우기 때문에 탈세 추적도 쉽지 않다. 이런 판매자들을 국세청에 제보하는 계정도 생겼다. 이 계정에 특정 판매자의 물품 판매 게시글을 캡처해 올린 뒤 그 판매자에게 "세금 신고 내역 보여주면 게시물 지워드립니다. 3일 안에 해명 없으면 국세청 신고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한다. 국세청 관계자는 "셀 수 없는 소셜미디어들을 일일이 확인할 수 없어 제보나 신고에 많이 의존하는 편"이라고 했다.

    세무회계법인 여솔 방준영 세무사는 "소셜미디어에서 1대1로 거래한다 해도 반복적으로 판매가 이뤄지고 사업성이 있으면 통신판매업으로 사업자등록을 해야 한다"며 "한동안 블로그를 통한 전자상거래가 많았는데 요즘은 그 영업 방식이 인스타그램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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