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취] '맨발의 청춘' 만든 장르영화의 개척자

조선일보
입력 2017.09.08 03:46

김기덕, 60년대 대표 흥행 감독… '섬마을 선생' 등 70여 편 연출

/한국영상자료원
/한국영상자료원
그가 내딛는 발걸음마다 한국 영화의 새 길이 열렸다. 그는 1960년대를 대표하는 흥행 감독이자, 한국 장르 영화의 개척자였다.

'맨발의 청춘' '섬마을 선생' 등 70여 편의 영화를 연출한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김기덕(83) 감독이 7일 오후 3시 2분 별세했다. 지난 4월 폐암 진단을 받고 투병하다가 지난달 20일 수술 뒤 급격히 병세가 악화됐다.

배우를 꿈꿨던 그는 1955년 영화 '불사조의 언덕' 출연 제의를 받고 카메라 테스트까지 했는데, 키가 조금 모자랐다. 대신 연출부에서 영화 일을 배웠고, 전쟁 영화 '5인의 해병'(1961)으로 감독 데뷔를 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야구영화로 꼽히는 '사나이 눈물'(1963), 옛 아카데미극장 개봉 때 광화문에서 덕수궁까지 관객이 줄을 서며 당시로는 기록적인 23만 관객을 모은 '맨발의 청춘'(1964)을 만들었다. 우리 괴수 영화의 효시 '대괴수 용가리'(1967), "해당화 피고 지는 섬마을에…"로 시작되는 이미자의 주제곡으로 유명한 '섬마을 선생'(1967)도 그의 작품. 야구장에 가는 게 취미였던 그는 마지막 작품도 야구 영화 '영광의 9회말'(1977)이었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작년 4월 김 감독 회고전을 열며 "그의 영화에는 당대 청춘의 사랑, 고민, 아픔이 있었다. 안주하지 않고 영화적 도전을 거듭한 영원한 청년"이라고 했다. 서울예술대학 학장, 대종상 심사위원장, 예술원 연극영화무용 분과 회장을 지냈다. 2003년 옥관문화훈장을 받았고, 2011년 부산영화제에서 회고전이 열렸다. 유족으로 부인 안숙영씨, 아들 영재(이스트드림시노펙스 이사)·영기(연세 봄 정신건강의학과 원장)씨, 딸 은아씨, 사위 민동순(SK네트웍스상무)씨, 며느리 최선이(대한항공 기내식 기판사업본부장)·민자경씨. 빈소 서울 신촌 연세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3호실, 발인 9일 오후 1시. (02)2227-7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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