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드림' 추방에 또 갈라진 美… 15개州, 트럼프에 소송

    입력 : 2017.09.08 03:27 | 수정 : 2017.09.08 09:14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 폐지 후폭풍… 트럼프 "번복 없다"]

    "헌법이 보장한 평등에 위배" 워싱턴·뉴욕·하와이 등 반기
    아마존·스타벅스도 반대 성명… 민주 "심장도, 머리도 없는 결정"

    미국 15개 주(州)와 수도인 워싱턴 DC 법무 당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 체류 청년 추방 유예(DACA)' 프로그램 폐지 방침에 반발해 뉴욕 동부 연방지방법원에 공동 소송을 제기했다고 6일(현지 시각)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가 나온 지 하루 만이다. 지난달 12일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백인우월주의 유혈 충돌 사태로 여론이 양분된 데 이어 이번엔 이민자 문제로 미국 사회가 쪼개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날 시애틀에서 열린 공동 소송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한 밥 퍼거슨 워싱턴주 검사장은 "DACA 수혜자의 80%가 멕시코와 중미 출신"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때 멕시코 이민자들을 강간범·범죄자라 폄하한 것을 볼 때 이번 결정엔 특정국 출신에 대한 인종적 증오와 편견이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이 헌법에 보장된 평등 조항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무리한 불법 체류자 단속으로 악명 높았던 조 파이오 전 애리조나주 보안관을 사면한 것도 인종차별의 근거로 들었다.

    워싱턴州 법무장관, 다카 폐지 반대 기자회견 - 6일(현지 시각) 밥 퍼거슨(가운데) 미 워싱턴주(州) 법무장관이 시애틀에서 ‘불법체류 청년 추방 유예(DA CA)’ 프로그램 폐지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미국 15개 주와 수도인 워싱턴 DC 법무 당국은 이날 뉴욕 동부 연방지방법원에 공동소송을 제기했다.
    워싱턴州 법무장관, 다카 폐지 반대 기자회견 - 6일(현지 시각) 밥 퍼거슨(가운데) 미 워싱턴주(州) 법무장관이 시애틀에서 ‘불법체류 청년 추방 유예(DA CA)’ 프로그램 폐지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미국 15개 주와 수도인 워싱턴 DC 법무 당국은 이날 뉴욕 동부 연방지방법원에 공동소송을 제기했다. /AP 연합뉴스
    소송엔 민주당 성향 지역인 워싱턴과 오리건, 뉴멕시코, 하와이, 아이오와, 일리노이, 노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 펜실베이니아, 뉴욕, 매사추세츠주 등과 워싱턴 DC가 참여했다. DACA 수혜자 숫자가 전국 1위(22만3000명)인 캘리포니아주는 별도로 비슷한 취지의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자 출신 창업자나 최고경영자(CEO)가 많은 실리콘밸리의 대표 기업 수장들도 힘을 보탰다. 이날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 스타벅스는 소송 원고단을 지지한다는 공동 성명을 법원에 제출했다. MS 측은 "DACA 혜택을 받고 있는 직원이 최소 39명"이라며 "이런 인재가 쫓겨난다면 MS는 손실이 클 것"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DACA 폐지 결정에) 재고(再考)는 없다"고 했다. 물러서지 않고 법원의 판단을 받겠다는 것이다.

    DACA 수호 진영은 법원이 지난 3월 이슬람 7개국 국적자들의 미국 입국을 제한하는 트럼프 정부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을 '특정 종교인 차별'이라며 효력 중지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DACA 폐지 행정명령에 제동을 걸어주길 기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DACA 대체 법안 마련 시한으로 의회에 6개월을 부여했지만 여야 입장 차가 뚜렷이 갈려 난항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대통령이 DACA 폐지 결정을 철회하지 않으면 정부의 중점 법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와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DACA 폐지 결정을 "심장도 없고 머리도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상원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오는 13일 이민법 공청회를 열어 노동부와 국토안보부 공무원, 이민·경제계 등 외부 그룹 인사들을 증언대에 세울 예정이다.

    반면 여당인 공화당은 이번 일을 계기로 이민법을 대폭 손질하려 하고 있다. 폴 라이언 공화당 하원의장은 "DACA는 오바마 행정부가 헌법상 권한을 남용한 것"이라며 "(폐지까지) 남은 기간에 불법 체류 청년들에 대한 구제책을 찾겠지만, 동시에 국경 보안을 강화해 근본적인 불법 체류 현상을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스티븐 킹 상원 의원(아이오와주)처럼 "불법 체류자들은 보호해줄 필요가 없다. 음지에서 살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강경파도 상당해 당내 입장을 통일하는 것부터 쉽지 않은 상황이다.

    DACA 프로그램은 트럼프 대통령이 부여한 6개월 유예 시한이 지나면 내년 3월 공식 폐지된다. 그때까지 의회가 대체 법안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88만명에 달하는 불법 체류 청년들은 구제를 받지 못하고 추방될 위기에 놓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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