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봅시다] 명절 KTX표 '3분 내 예매', 시각장애인도 일반인과 동등 경쟁?

    입력 : 2017.09.08 03:08

    '이동 구간·시간 사전입력' 등 새로 구축했다는 편의 시스템
    시간제 여전… 비장애인도 이용

    지난달 30일 1급 시각장애인 김홍엽(39)씨는 귀향 티켓을 구하기 위해 한국철도공사(이하 코레일) 예매 사이트에 접속했지만, 표를 구하지 못했다. 로그인 후 예매까지 3분이 지나면 자동으로 접속이 끊기는 '타임아웃' 시스템 때문이었다. 음성 안내로 모니터 화면을 읽는 시각장애인들이 개인 정보를 입력하고 열차 시간표 등을 확인하기에 3분은 너무 짧다. 김씨는 "우리 같은 사람에게 '3분 타임아웃'은 예매하지 말라는 소리"라고 말했다.

    코레일의 명절 연휴 열차 승차권 예매는 연휴 한 달 전쯤 이틀간 운영되는 임시 예매 홈페이지에서 이뤄진다. 수십만명이 몰려든다.

    많은 사람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접속 후 예매까지 3분의 제한시간을 둔다. 하지만 모니터가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이나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하는 노인들에게 '입력 제한 시간 3분'은 넘기 어려운 벽이다.

    이 같은 불편에 장애인 단체 등은 "예약 때 좀 더 많은 시간을 보장해 달라"고 요구했다. 코레일은 매번 로그인 때마다 입력해야 하는 출발 날짜와 시간, 구간 등을 미리 입력하고, 예매 당일에는 버튼만 누르면 되게끔 했다.

    하지만 장애인 단체는 "비장애인도 미리 정보를 입력하면 되니, 컴퓨터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며 비판하고 있다. 더구나 3분 시간제한이 여전해 사전 정보를 입력한다 해도 예매 당일 '클릭 전쟁'에서 밀려나는 건 마찬가지란 뜻이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김훈 정책연구원은 "시각장애인들은 모니터 화면을 읽어주는 음성 안내 프로그램에 의존하다 보니 예매 버튼 찾는 데도 한참 걸려 비장애인과 동일 조건에서 경쟁하면 예매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장애인 단체와 노인 등은 "일반인과 다른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터넷 대신 전화로도 쉽게 예매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명절 승차권 예매는 비장애인들도 어렵기 때문에 역차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반발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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