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L 사상 처음… 한국인 '컴퓨터 키커' 뛴다

조선일보
  • 장민석 기자
    입력 2017.09.08 03:03 | 수정 2017.09.08 10:28

    구영회씨 한국 국적으론 처음… LA 차저스 주전 키커 발탁
    팀 단장 "일관성 있는 킥 능력, 성실한 태도 돋보이는 선수"


    LA 차저스 구영회
    미국인의 1년은 NFL(미 프로풋볼)을 즐기는 시간과 다음 시즌을 기다리는 시간으로 나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NFL은 미국에서 독보적인 인기 스포츠다. 2017시즌 NFL은 8일(한국 시각) 오전 9시 30분 지난 시즌 챔피언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와 캔자스시티 치프스의 대결로 막을 올린다.

    한국에선 풋볼이 '비인기 종목' 신세지만 올 시즌은 국내 팬들의 눈길이 쏠릴 만하다. 로스앤젤레스 차저스의 주전 키커 구영회(23)가 한국인 최초로 NFL 무대를 밟기 때문이다. 그동안 재미교포 키커 존 리(53·한국명 이민종), 어머니가 한국인으로 수퍼볼 MVP까지 차지했던 스타 플레이어 하인스 워드(41) 등이 NFL에서 뛰었지만 한국 국적의 선수는 구영회가 처음이다. 영어 이름을 따로 쓰지 않는 'Younghoe Koo'는 차저스 53인 로스터에 유일한 키커로 이름을 올렸다.

    포지션이 세분화된 풋볼에서 키커는 필드골(3점)과 터치다운 이후 보너스킥(1점), 킥오프 등을 담당한다. 직접 포인트를 올리는 중요한 포지션으로, 키커의 발에서 승부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 구영회는 현지 인터뷰에서 "나의 존재 이유는 킥을 성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차저스는 오는 12일 덴버 브롱코스와 시즌 첫 경기를 치른다.

    NFL 무대에 한국인 키커가 뜬다. LA 차저스의 구영회는 12일 덴버 브롱코스와 경기에서 NFL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다. 구영회가 LA 차저스 프리시즌 경기에서 킥오프를 하고 있는 모습. 팀 주전 키커인 그는 “나의 존재 이유는 킥을 성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LA 차저스 홈페이지
    꿈의 NFL 데뷔전을 앞둔 구영회는 어린 시절 축구를 좋아하던 소년이었다. 1994년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12세 때 간호사인 어머니가 미국에 직장을 구하면서 뉴저지로 건너갔다. '기러기 아빠'가 된 구현서(53) 인덕대학교 비서학과 교수는 "영회가 초등학교 시절 축구공 세게 차기 대회에서 1등을 할 만큼 차는 덴 일가견이 있었다"며 "아들을 보러 미국 갔을 때 중학교 풋볼팀 코치가 날 붙잡고 '당신 아들은 킥에 천부적 재능이 있다'고 감탄하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구영회는 조지아 서던 대학교에 진학해 대학 리그 최정상급 키커로 활약했지만 NFL 입성은 결코 쉽지 않았다. 지난 4월 NFL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한 그는 프로팀 여름 훈련 캠프에 참가해 기회를 노렸다. 그러던 중 LA 차저스로부터 연락이 왔다. 기존 키커인 조시 램보의 들쭉날쭉한 킥이 불안했던 차저스가 구영회를 점찍은 것이다. 4개월여의 테스트를 거친 구단은 구영회와 3년 170만달러(약 19억원)의 계약을 맺었다. 톰 텔레스코 단장은 "구영회의 일관성 있는 킥 능력과 성실한 태도가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구영회는 유튜브에선 유명 인사다. 그라운드에 세운 풋볼 공을 재주넘기 하며 차서 필드골로 연결하는 영상이 화제를 모았다.

    샌디에이고가 연고지였던 차저스 구단은 올 시즌을 앞두고 한인 25만명이 사는 LA로 둥지를 옮겼다. 구영회는 "나로 인해 한국인들이 풋볼에 더욱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한국을 대표하는 마음으로 뛰겠다"고 말했다.

    [나라정보]
    미국의 '김정은 끝장 제재'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