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땅에 울었던 배상문, 김인경에 러프샷 한 수 지도

    입력 : 2017.09.08 03:04 | 수정 : 2017.09.08 04:07

    클럽 연습장에서 조우… 김, 먼저 다가가 "가르쳐주세요"
    배 "2년 전 프레지던츠컵에서 제가 망가진 거 못봤어요?" 농담

    "저,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물어봐도 될까요?"

    "어~, 김인경 프로죠. TV에서 많이 봤는데. 저한테 뭘 물어볼 것이…."

    최근 군에서 전역한 뒤 골프장에서 혼자 연습하고 있던 배상문(31)은 갑자기 나타나 돌발 질문을 던지는 김인경(29)을 보고는 뒷머리를 긁적였다. 지난 5일 인천 송도의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였다.

    김인경은 이날 초등학교 어린이들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더 퍼스트 티 코리아(The First Tee) 정기 교육' 강연에 앞서 이 골프장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샷 훈련을 했다. 우연히 배상문도 연습을 하러 왔다 마주친 것이다. 둘이 인사를 나눈 건 이날이 처음이었다.

    김인경은 "그린 주변 깊은 러프에서 어프로치샷을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다. 김인경은 궁금한 건 누구에게든 물어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다. 남자 골프 PGA 투어의 러프는 여자 LPGA보다 긴 편이다. 따라서 남자 선수들은 깊은 러프샷에 더 익숙하다. 올해 메이저 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을 포함해 3승을 올리며 LPGA 투어에서 주가를 올리고 있는 김인경은 횡재한 듯한 표정으로 배상문에게 달라붙었다.

    최근 군에서 전역한 남자 골프 최고 스타 배상문이 LPGA 투어 ‘메이저 챔피언’ 김인경에게 그린 주변 러프샷 원포인트 레슨을 하는 장면. 이들은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연습장에서 우연히 처음 만났는데 김인경의 부탁으로 즉석 레슨이 이뤄졌다.
    최근 군에서 전역한 남자 골프 최고 스타 배상문이 LPGA 투어 ‘메이저 챔피언’ 김인경에게 그린 주변 러프샷 원포인트 레슨을 하는 장면. 이들은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연습장에서 우연히 처음 만났는데 김인경의 부탁으로 즉석 레슨이 이뤄졌다. /민학수 기자

    서글서글한 성격의 배상문은 "2년 전 프레지던츠컵 때 (제가) 뒤땅 치는 것 안 보셨어요, 어프로치샷을 나한테 물어보면 어떻게 해요"라며 눙쳤다. 그러자 김인경도 "뭘 그걸 갖고 그러세요. 그런 걸로는 저한테 못 당해요"라며 웃었다. 2012년 나비스코 챔피언십의 30cm '챔피언 퍼팅' 실수로 우승컵을 놓친 일을 언급한 것이다.

    배상문이 러프에 공을 뿌리더니 '메이저 챔피언' 김인경을 상대로 원포인트 레슨을 시작했다. 골자는 이랬다. '러프에 묻혔다고 빼내는 데 급급해 끊어치듯 샷 하면 실수하기 쉽다' '클럽을 너무 열거나 폴로 스루 때 클럽을 왼쪽으로 당기면 제대로 공을 맞히지 못할 확률이 높다' '백스윙을 충분히 하고 부드럽게 끝까지 스윙하라'. 김인경도 금세 따라 하지는 못했다. 몇 차례 실수를 하더니 점점 '영점 조정'이 이뤄졌다. 배상문은 "역시 잘한다. 김인경이 왜 우승하는지 알겠다"고 감탄했다.

    배상문은 "언젠가 미국의 쇼트게임 전문 코치에게 2시간에 1000달러 내고 배웠는데도 잘 안돼서 고생한 적이 있다"고 했다. 알고 보니 배상문이 원포인트 레슨을 받은 미국의 쇼트게임 코치와 김인경의 코치는 동일 인물이었다. 레슨이 끝나고 어디론가 사라졌던 김인경이 부랴부랴 '레슨비'로 아이스 커피를 가져왔다. 배상문은 떠난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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