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품있는 女人같은 교토를 거닐다

    입력 : 2017.09.08 03:04

    교토에 다녀왔습니다

    임경선 지음|예담|272쪽|1만4800원

    '처음 오신 분은 사절합니다.' 교토 기방(妓房)의 원칙이다. 정·재계 거물도, 유명 연예인도 단골의 소개 없이는 출입 금지다. 한 번 오고 말 손님을 욕심내기보다는 오랜 인연이 있는 손님을 제대로 접대하자는 것. 가게를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기 위한 일종의 장치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화류가조차 기품 있는 도시 교토를 소재로 한 여행 에세이다. '캣우먼'이라는 별칭의 인생 상담가로도 잘 알려진 저자는 온화하면서도 꼿꼿한 여인 같은 도시 교토의 자연과 문화를 훑는다.

    도쿄가 감각의 도시라면 교토는 정서의 도시. 뻐기며 내세우는 것보다는 은근히 숨어있는 걸 미덕으로 아는 도시, 돈에 지지 않는 삶의 방식이 존재함을 알려 주는 결기 있는 도시인 것이다. '어떤 글을 쓸 것인가'라는 물음을 갖고 시작한 여행에 교토는 '정직한 글을 써야지'라는 답을 들려준다. 교토의 봄바람처럼 보드라운 책으로 책장이 넘어갈수록 더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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