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北 원유 차단 고민… 일부선 "부분 차단엔 동의해야"

    입력 : 2017.09.07 03:04 | 수정 : 2017.09.07 08:57

    [北 6차 핵실험]

    - "안보리 北제재 동참 가능성"
    中 외교부 대변인 "원유 중단은 안보리 회원국 토론 결과에 달려"
    康외교 "왕이 中 외교부장이 '北 제재에 열린 마음'이라고 해"

    - 중국군, 北에 강력 경고
    핵실험 직후 서해 미사일 요격훈련

    대북 추가 제재에 대한 중국 입장 정리 표
    중국의 3대 관영 매체인 인민일보와 신화통신, CCTV는 6일에도 북핵 관련 논평을 단 한 건도 내지 않았다. 6차 핵실험 당일인 3일부터 나흘째 침묵이다. 베이징 외교가에선 "미·중의 레드라인을 모두 넘은 북한을 두고 시진핑 주석의 고민이 그만큼 깊다는 의미"라는 해석이 나왔다.

    반면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경고 차원에서라도 석유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중국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전하면서 "중국이 부분적인 대북 석유 공급 중단에 동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북한 핵실험 직후인 지난 5일 새벽 중국이 북한과 인접한 발해만에서 미사일 요격 훈련을 한 사실도 이날 확인됐다. 중국의 대북 강경 기류가 심상찮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오는 11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안 표결 때 중국이 대북 석유 공급 제한에 동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SCMP는 이날 "거듭된 중국의 경고와 요청을 무시한 이번 핵실험은 중국을 더욱 좌절시켰다"며 "이번에도 북한은 핵실험 사실을 사전 통보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 신문은 그러면서 "중국의 국가 이익과 지역 안정을 해친 북한에 대해 석유 제재를 고려해야 한다"(자칭궈 베이징대 국제관계원장), "석유 공급 중단을 포함한 더 강력한 대북 제재에 동참해 북한을 압박해야 한다"(왕성 지린대 교수)는 등의 발언을 전했다. 다만 SCMP는 "중국은 북한 붕괴를 우려해 전면 중단보다는 부분 중단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도 이날 "미국의 강경한 압력 때문에 시진핑 주석이 힘든 처지에 놓였다"고 했다. NYT는 "중국은 과거 미국의 대북 석유 공급 중단 요구를 거의 수용한 적이 없었다"며 "이번처럼 미국의 군사적 대응과 원유 공급 중단 제재 중 양자택일을 요구받는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시 주석으로선 19차 당 대회를 앞두고 미국에 굴복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도, 그렇다고 미국의 군사 개입으로 한반도 상황이 흔들리는 것을 용인할 수도 없는 진퇴양난에 처했다는 것이다. NYT는 "한·미가 연합군사훈련 중단 등 중국의 요구를 수용해 시 주석의 체면을 배려한다면 시 주석도 대북 석유 중단을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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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실험 뒤 곳곳 산사태 - 북한의 6차 핵실험 다음 날인 지난 4일 핵실험장이 있는 함북 길주군 풍계리 만탑산(해발 2200m) 일대에 광범위한 산사태가 발생해 곳곳이 무너진 모습(오른쪽)을 미 인공위성이 찍었다. 왼쪽 사진은 핵실험 이전인 지난 1일 촬영된 만탑산 일대의 모습. /38노스
    중국의 대북 석유 공급 소스는 두 가지다. 중국 단둥에서 압록강 밑으로 북한으로 이어지는 송유관을 통한 원유, 그리고 그와 별개로 수출되는 휘발유 및 항공유 등 정제유다. 중국은 송유관을 통한 원유 공급량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대략 연간 50만t 선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제유 수출량은 연간 20만~30만t 수준이다. 러시아가 수출하는 4만t의 석유류를 합치면 북한이 공급받는 석유는 90만t 안팎이다.

    중국은 2003년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했을 때 "대북 송유관 설비가 고장 났다"는 핑계로 원유 공급을 줄여, 3일 만에 북한을 6자회담 협상장으로 불러낸 적이 있다. 다만 이 조치는 비공식적으로 이뤄졌고, 중국 정부는 대외적으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적이 없다.

    중국 내에서는 중국이 안보리 결의안에 찬성하지 않고, 2003년처럼 비공개적으로 원유 공급을 중단하는 방안을 미국에 제안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안보리에 모든 것을 넘기면, 자신들이 보유한 강력한 대북 지렛대가 없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외교부는 대북 석유 공급 중단 찬성 여부를 묻는 외신의 거듭된 질문에 모호한 답변으로 여운을 남겼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5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이 추가적인 대북 제재를 지지할 것이냐"는 물음에 "그것은 안보리 회원국 토론 결과에 달려 있다"고 했다.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이날 국회에 출석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안보리 추가 제재에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고 했다.

    한편 중국 군망은 6일 "중국인민해방군이 5일 새벽 발해만에서 날아오는 가상 적 미사일을 요격하는 훈련을 했다"며 "미사일 요격은 단 한 번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틀 만에 북한의 코앞에서 무력을 과시한 것이다. 앞서 중국은 지난 7월 28일 북한이 ICBM급 미사일을 발사한 직후에도 서해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중국의 군사전문가 리제는 외신 인터뷰에서 "이번 미사일 요격 훈련은 최근 6차 핵실험을 한 북한에 대한 강력한 비난 메시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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