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연정 파트너는… 獨 총선 '3위 전쟁'

    입력 : 2017.09.07 03:04

    [4개 정당 엎치락뒤치락… 누가 되느냐에 따라 정치판 요동]

    1·2위는 사실상 정해진 상황
    좌파 사민당과 결별한 메르켈, 중도 성향 녹색·자민당 손잡을듯
    극우·극좌 3위땐 강성 야당 출현

    지지율 1위 정당 대표, 메르켈 -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여당 기독민주(CDU)·기독사회(CSU)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지지율 1위 정당 대표, 메르켈 -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여당 기독민주(CDU)·기독사회(CSU)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EPA 연합뉴스
    "1, 2위 싸움은 끝났다. 독일 총선은 이제 3위 경쟁만 남았다."

    2주일 앞으로 다가온 독일 총선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집권 여당 기독민주(CDU)·기독사회(CSU) 연합이 사회민주당(SPD)을 누르고 승리할 것이 확실시되면서 3위를 누가 차지하느냐가 선거의 초점이 되고 있다. 누가 3위가 되느냐에 따라 연정 구성을 포함한 독일의 정치 지형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 정치 전문 매체인 폴리티코는 4일(현지 시각) "각종 여론조사에서 메르켈이 이끄는 중도 우파 연합의 우세가 확고하다"며 "마르틴 슐츠 대표가 이끄는 사민당이 이길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했다. 독일 공영 방송 도이체벨레(DW)도 "독일이 메르켈에게 또 한 번의 총리 임기를 선사하려 한다"고 했다. 지난 2005년 총리에 오른 메르켈은 오는 24일 실시되는 총선에서 4연속 총리 연임(連任)에 도전하고 있다.

    기민·기사 연합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라이벌 사민당에 15% 포인트 안팎의 지지율 우세를 유지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인자(INSA)가 지난 1~4일 유권자 204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기민·기사 연합은 36.5%로 사민당(23.5%)을 13%포인트 차로 제쳤다. FG발렌이 지난 1일 발표한 조사에선 기민·기사 연합(39%)과 사민당(22%) 지지율 격차가 17%포인트까지 벌어졌다.

    기민·기사 연합의 승기는 메르켈의 안정적인 국정 운영 능력과 '탄탄한' 경제 성적표가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메르켈은 국제 무대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주의 등에 맞서면서 개방과 자유주의를 지키는 서구 진영 지도자로서 위상을 높였다.

    독일 총선 주요 정당별 지지도 그래프
    1·2위 간 싱거운 승부가 예상되면서 3위 싸움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폴리티코는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과 극좌인 좌파당, 중도 우파인 자유민주당(FDP), 중도 좌파인 녹색당 등 4개 당이 3위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이 4개 정당은 지난 3월 이후 7~10% 지지율을 보이며 엎치락뒤치락을 거듭하고 있다.

    3위 결과에 따라 연정 파트너 교체나 '강성' 야당 출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의원내각제인 독일은 의회 내 과반 지지를 얻어야 내각을 구성할 수 있다. 2013년 총선 땐 제1당인 기민·기사 연합(전체 631석 중 311석)과 제2당 사민당(193석)이 대연정을 구성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양측이 결별해 제1당이 유력한 기민·기사 연합으로서는 새 파트너를 찾아야 할 상황이 됐다.

    자민당과 녹색당이 3위가 되면 새 내각의 '킹 메이커'로서 확실한 존재감을 갖게 된다. 정부 내 요직을 요구할 수도 있고, 자신들의 정책을 관철할 수 있는 협상력도 커진다. 도이체벨레는 "현재로선 기민·기사 연합에 자유민주당과 녹색당이 함께하는 '자메이카 연정'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했다. 현 지지율대로 총선 결과가 나올 경우, 기민·기사 연합과 다른 한 개 정당만으로는 부족하고, 3개 정당이 힘을 합쳐야 과반이 된다. 자메이카 연정은 3당의 상징색인 검정(기민당)과 녹색(녹색당), 노랑(자유민주당)이 자메이카 국기(國旗)와 같다고 해서 나온 말이다.

    독일 국민들도 중도 우파 중심의 연정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슈피겔은 "기민·기사 연합에 사민당이 결합한 현 대연정 지지자는 9.2%에 불과한 반면, 기민·기사 연합과 자민당 연정에 대한 지지율은 28.2%로 나타났다"고 했다. 독일대안당이나 좌파당이 3위가 되면 목소리 큰 야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메르켈은 극우·극좌 진영과는 손을 잡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한 상태다. 독일대안당은 지난 총선 때 4.7% 득표에 그쳐 원내 진출에 실패했지만, 이번엔 지지율이 10% 전후로 의석 확보가 가능할 전망이다. 독일에선 정당 득표율이 5%를 넘어야 의원을 배정받을 수 있다. 오스카 니더마이어 베를린자유대 교수는 "극좌나 극우 정당이 3위가 된다면, 정치권의 '상징적 사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인물정보]
    메르켈, 연설 중 토마토 맞고도 같은 옷 입고 유세 계속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