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로잉화가 박소빈, 中 대표미술관 전시

    입력 : 2017.09.06 17:22

    박소빈 작 부석사 설화
    23일부터 한달, 베이징 금일미술관
    독특하게 대형 화면에 연필 드로잉
    관람객, 현장 드로잉 작업도 감상

    초대형 화면에 용(龍)과 여인을 주제로 연필 드로잉 작업을 해온 작가 박소빈(여·46)씨가 중국 베이징 금일(今日)미술관에서 23일부터 한달 간 기획전을 갖는다. 중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금일미술관 본관에서 한국 작가가 전시를 갖는 것은 매우 드문 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전시는 단순한 작품 전시 외에, 전시기간 동안 박씨가 전시관 벽면에 가로 15m의 대형 화폭을 설치해 현장 연필 드로잉 작업을 펼치는 새로운 기획(현장 월 드로잉)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관람객들은 전시관에서 연필 하나로 대형 작품을 완성해가는 작가의 현장 드로잉 작업을 감상할 수 있다.

    황두 금일미술관 수석큐레이터는 “현대 작가가 개인전에 스케치 작업을 선보이는 것은 의심의 여지 없이 ‘모험적’인 일이다. 박소빈은 공간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화석화된 전시 양식에 변화를 주고자 한다”고 평가했다.

    뉴욕의 전시기획자 탈리아 브라초포울로스(Thalia Vrachopoulos)도 “박소빈은 자신만의 연필 드로잉 퍼포먼스로 전시기간 동안 종이 위에 연필 드로잉을 하는 역사적이며 기록적인 전시를 한다”고 이번 전시의 특별함을 소개했다.

    광주에서 작업하던 박씨는 지난 2007년 첫 뉴욕 전시가 호평을 받으며 2년간 뉴욕에서 작품활동을 했고, 2009~2010년 뉴욕 첼시뮤지엄 초대전으로 현지 미술계의 이목을 끌었다. 이후 중국 베이징 현지 갤러리 전속작가 등으로 활동해오다 지난 2013년엔 스페인 가바론 미술재단 초청으로 미국과 스페인 가바론 미술관에서 잇따라 초대전을 갖는 등 열정적 활동을 이어왔다.

    박씨의 작업이 세계 미술계의 관심을 끈 것은 가로 10~15m에 달하는 대형 화면을 오직 연필 드로잉으로 채우는 그의 독특한 작업 덕분이다.

    서문 금일미술관장은 “박소빈은 대형 회화작업에 가장 겸손한 재료를 사용한다. 그는 연필 드로잉을 토대로 이미지를 만들고 제작하는 과정에서 평평함과 단선적 성격의 한계를 깨고자 시도한다”고 했고, 황두 큐레이터는 “박소빈의 작업에 담긴 신비로운 분위기는 작가가 사용하는 연필이라는 표현매체를 통해 나타나는 화가로서의 강인한 개성에 기인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부석사 연작’으로 불리는 그의 화폭에는 거대한 용과 벌거벗은 여인이 한몸처럼 얽혀 있다. 박씨는 “영주 부석사를 창건한 의상대사와 그가 중국 유학시절 만난 선묘낭자의 이룰 수 없는 사랑이야기를 담은 설화에서 차용했다”고 말한다.

    탈리아는 “박소빈의 작품 속 용과 여성 이미지는 흥분을 불러일으키며 기이한 병치와 성적(性的) 에너지로 인해 초현실주의적 이미지처럼 불편함을 야기함으로써 ‘강박적 아름다움(convulsive beauty)’이라고 부를 만하다”며 평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박씨는 부석사 연작 등 대형 연필 드로잉 작품과, 컬러드로잉에 실크스크린을 융합한 작품, 그의 작업 영상으로 만든 애니메이션 등이 선보인다. 전시 개막과 함께 금일미술관에서는 리처드 바인(Richard Vine) 아트인아메이카 편집장을 비롯, 작가 박씨와 미국·중국의 전시기획자, 평론가 등이 참가하는 심포지엄이 열린다.

    2009년 이후 8년째 해외 활동을 이어온 박씨는 “이번 전시는 중국과 홍콩은 물론 뉴욕과 유럽 등 세계 미술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라며 “뉴욕·상해 등 예정된 해외 전시를 마치는 대로 국내에서도 그동안 변화된 작업을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박소빈 전시회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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