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한미 정상 통화서 '무기 구매' 언급 없었다"… 1시간만에 "첨단무기 도입 협의 해나가기로"

    입력 : 2017.09.05 11:45 | 수정 : 2017.09.05 11:59

    靑 참모진, 트럼프 발언 행간 못 읽고 잘못 브리핑했다 정정
    文-트럼프, 명시적으론 '사드 배치'와 '탄두 중량 해제'만 논의
    실무진 통화선 美에 "트럼프 '한미 FTA 폐기' 발언 우려" 전달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일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청와대는 백악관이 지난 4일 밤 한미 정상 간 통화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수십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무기·장비를 구입하는 것을 승인했다"고 한 데 대해, 5일 이를 사실상 인정했다.

    청와대는 5일 박수현 대변인 명의로 "양 정상은 그간 협의 과정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키 위해 한국군의 3축 체계 조기 구축 등 국방력 강화가 긴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이를 위한 협력을 계속해나가기로 했다"며 "이를 위해 양 정상은 미국이 한국에 필요한 첨단무기 또는 기술 도입을 지원하는 것과 관련한 협의를 진행시켜나간다는 원칙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불과 1시간 전 청와대는 기자들에게 "양 정상의 1일·4일 통화에서 '무기 구매'와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청와대 참모진이 기업인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행간을 읽지 못하고 무방비 상태로 대응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후 '양 정상 이견'으로 문제가 되자 서둘러 '무기 도입 지원 협의에 대한 원칙에 합의' 등의 표현으로 백악관 발표를 뒤늦게 인정한 셈이 됐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대변인 성명 발표 1시간여 전인 5일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젯밤 통화에서 무기 관련 대화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함께 (통화 내용을 들었지만)무기 구매 이런 것에 대해선 대화 나눈 게 없었다"고 답했다.

    그는 "통화 내용 기록을 다시 확인해봐야 한다"면서도 "지난 1일 두 정상 통화에서도 무기 관련 언급은 없었다" "통화 전 안건 조율을 위한 실무진 통화에서도 그런 내용은 전혀 없었다"고 거듭 확인했다.

    한편 4일 통화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사드(THA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느냐"고 물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국내 절차를 밟아 사드 배치 수순이란 점 등을 자세히 설명했다고 한다.

    또 문 대통령이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을 통해 '한국의 탄두 중량을 해제가 필요하다'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두 차례 동의를 표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백악관의 '무기 구입' 브리핑이 '한국의 주한미군 사드 배치 비용 부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대선 전에 "사드 배치 비용은 한국이 부담해야 한다"고 발언해 파장을 일으켰었다.

    또는 '탄두 중량 해제'가 '미국산 무기 구입'에 연동되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는지도 정부는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선 송영무 국방 장관 등을 통해 '전술핵 배치' 언급이 나오고 있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미국 제공 전술핵 배치'로 해석, 미국 내에 외교 성과를 세일즈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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