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핵무장 2년내 가능… 국제 사회 설득이 숙제"

    입력 : 2017.09.05 03:04

    [北 6차 핵실험]

    전문가들 "핵무장 금지한 NPT, 비상사태로 위태로우면 탈퇴 가능
    조약국에 설명·안보리 수용이 관건"
    일부 "NPT 체제 무너지면 모를까… 그전에 핵무장땐 엄청난 후폭풍"

    북한 핵 위협에 맞서 우리가 택할 '최후의 카드'로는 독자(獨自) 핵무장이 있다. 북한이 핵무장을 완료한 뒤 북·미 협상을 통해 주한미군이 일방적으로 철수하는 등 '최악의 상황'이 닥치면 '최후의 보루'로 자체 핵무장 카드를 꺼내야 한다는 것이다. 기술적 측면에서만 보면 가능한 얘기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핵무장은 기술이 아닌 의지 문제로 마음먹으면 1년 반에서 2년 안에 핵무기를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핵무기 개발은 ①플루토늄과 농축우라늄 등의 원료 확보 ②기폭장치 개발 ③핵실험의 순서로 진행된다. 핵폭탄 원료 중 플루토늄은 그동안의 원자력발전소 가동 과정에서 확보된 폐연료봉을 재처리하면 언제든 얻을 수 있다. 천연 우라늄에서 핵폭탄에 쓰이는 우라늄 235를 고순도로 농축하는 기술도 이미 갖고 있다. 실제 2000년 대덕연구소에서 과학자들이 극소량의 우라늄을 농축하는 실험을 했다가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을 받은 적이 있다. 1940~50년대에 개발된 핵무기의 설계도는 인터넷에서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국내 산업 현장에서 사용되는 기술만 갖고도 기폭장치와 탄두 제작은 어렵지 않다고 한다.

    다만 우리가 체결한 핵확산금지조약(NPT)과 한·미 원자력협정은 플루토늄 생산을 위한 폐연료봉 재처리와 우라늄 농축 등을 통한 핵무기 개발을 금지하고 있다. 그래서 핵무기를 개발하면 국제적 압력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김희상 한국안보문제연구소장은 "우리가 핵무장에 나서면 한국에 원전 연료를 판매하는 것부터 국제적으로 불법이 된다"며 "당위를 떠나 지금 상태로는 현실적으로 추구하기에 제한이 많다"고 했다.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장은 "자체 핵무장을 하면 '북한과 같은 길을 걷는다'는 인상을 줄 것"이라며 "경제적 충격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반론에 대해선 "NPT를 탈퇴하고 한·미 원자력협정을 개정하면 된다"는 주장이 있다. NPT 10조 1항에는 "본 조약상의 문제에 관련되는 비상사태가 자국의 지상이익(supreme interests)을 위태롭게 하고 있음을 결정하는 경우에는 탈퇴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고 돼 있다. 여기에는 모든 조약 당사국과 유엔 안보리에 3개월 전에 통고하고, 비상사태에 관해 설명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다. 안보리에서 설명이 받아들여지면 탈퇴가 가능한데, 실제로 탈퇴가 인정된 사례는 아직은 없다. 북한은 지난 1993년과 2003년 두 차례 NPT 탈퇴 선언을 했지만 안보리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해서 NPT 체제가 붕괴하면 모를까 그 전에 독자 핵무장에 나선다면 후폭풍을 감당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후의 카드'로서의 자체 핵무장이 지니는 가치는 인정한다. 전성훈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미국이 전술핵 재배치를 거부하면 자체 핵무장을 고려해야 한다"며 "핵무기 개발로 인한 경제적 문제 등이 뒤따르겠지만 북한이 핵을 가진 상태에서 대한민국에 다른 좋은 대안은 없다"고 말했다. 남주홍 경기대 교수는 "우선은 민간에서 논의하게 두고 만약 주한미군이 철수한다고 하면 그때 꺼내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정상적인 한·미 관계에서라면 이스라엘처럼 미국이 묵인해 주지 않는 한 자체 핵무장이 어렵다"면서도 "미국이 우리를 저버릴 경우에 대비해서 패를 갖고 있을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키워드정보]
    핵무기 개발을 억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NPT
    [키워드정보]
    "전술핵 재배치가 현실적… 독자 핵무장은 최후 카드로"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