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세대 추억 안고 돌아온 '꼬마 흡혈귀'

    입력 : 2017.09.05 03:01

    국내엔 1989년 번역 출간돼 인기… 중고책 시장선 한권에 4만~5만원
    복간본, 온라인서점 어린이책 6위

    '꼬마 흡혈귀'가 돌아왔다. 80년대 말~90년대 초 초등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추억의 책'이다. 거북이북스출판사는 최근 '꼬마 흡혈귀' 시리즈 1, 2권을 출간, "새 번역, 새 그림의 '꼬마 흡혈귀' 시리즈가 한국 독자들을 새롭게 만난다"고 소개했다.

    '꼬마 흡혈귀'는 독일 동화작가 앙겔라 좀머-보덴부르크의 소설. 괴기 소설을 좋아하는 초등학교 3학년 남자아이 안톤이 150세 넘은 꼬마 흡혈귀 뤼디거·안나 남매와 친구가 되면서 겪게 되는 모험 이야기다. 1979년 1권이 'Der kleine Vampir(작은 흡혈귀)'라는 제목으로 출간돼 모두 21권이 나왔고 세계 30여 개 언어로 번역됐다. 국내에는 1989년 지경사에서 '괴기명랑소설'이라는 카테고리로 '꼬마 흡혈귀의 비밀 데이트' '꼬마 흡혈귀의 이사 소동' 등 10여 권을 번역해 내놓으면서 소개됐다. 1989년 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김민정(38·회사원)씨는 "당시 친구 집에 가보면 책장에 '꼬마 흡혈귀'가 없는 집이 드물었다. 학생들이 기증한 책으로 꾸려진 학급문고에도 빠지지 않는 책이었다"고 말했다.

    지경사판 ‘꼬마 흡혈귀’ 표지(왼쪽)와 최근 복간본 삽화.
    지경사판 ‘꼬마 흡혈귀’ 표지(왼쪽)와 최근 복간본 삽화. /거북이북스

    세월이 흐르며 절판됐지만 어른이 된 독자들이 책을 찾기 시작하면서 1989년 권당 2500원이었던 책 가격이 중고 책 시장에서 권당 4만~5만원까지 뛰었다. '꼬마 흡혈귀' 팬들이 모이는 인터넷 카페에서는 책을 구한 회원이 책 내용을 일일이 타이핑해 다른 회원들과 공유하기도 했다. 김민정씨는 "무서운 흡혈귀가 귀여운 소년의 모습으로 나타나 인간과 친구가 된다는 의외성이 인상 깊어 두고두고 이 책을 기억하게 됐다"고 말했다.

    재출간을 요구하는 팬들의 성화에 못 이겨 2000년대 초 한 출판사가 복간본을 야심 차게 내놓았지만 재미를 보지 못하고 또 절판했다. 거북이북스 관계자는 "독일 원서 삽화를 그대로 가져와 쓴 게 이전 복간본의 패인(敗因)이었던 것 같다. 지경사판 삽화에 추억이 있는 독자들이 원서 삽화를 싫어했다"면서 "삽화를 새로 그리되 최대한 지경사판의 느낌을 살리면 시장에서 승산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판매는 순풍을 타는 중. 출간 2주 만인 4일 현재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 어린이 도서 부문 6위, 예스 24에서는 29위를 기록하고 있다. 예스24 어린이 도서 MD 김태희 과장은 "추억의 동화를 아이에게도 읽히고픈 30~40대 여성들이 주구매층"이라고 했다. 거북이북스는 시리즈 21권 모두를 순차적으로 번역 출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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