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멈추고 부품 빠지고… 불안한 열차

    입력 : 2017.09.05 03:04

    [SRT, 야생동물과 충돌로 3시간 운행지연… 매뉴얼 없어 우왕좌왕]

    무궁화호 부품 날아든 사건 이어 KTX도 운행중 유리창 금 가고 현장에서 제동 관련 부품 발견

    3일 오후 8시 7분쯤 경북 김천구미역을 지나 대전역으로 향하던 SRT(수서발 고속철) 열차 운전실에 '쿵' 하는 충격음이 들리자 기장이 열차를 급히 멈춰 세웠다. 이 열차 하부 부품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야생동물의 털과 피 등이 묻어 있었다. 야생동물과 충돌하면서 열차 부품도 휘어져 정상 운행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문제는 이때부터 발생했다.

    SRT 열차의 유지 보수를 담당하는 코레일 직원들은 처음엔 이 부품을 별다른 장비 없이 떼어내려다 실패하고 뒤늦게 장비를 가져와 절단했다. 대전역에서 다른 열차를 현장에 보내 승객들을 갈아타게 하려 했다가 '주변이 어두워 위험할 수 있다'며 취소하는 등 우왕좌왕했다. 결국 부품을 떼고 이 열차가 다시 출발한 오후 11시 7분까지 812명의 승객은 멈춰 선 열차에서 3시간이나 기다려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승객 2만8000여명 불편

    4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최근 열차 운행 장애로 승객 안전이 위협받거나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여기에 3일 SRT 운행 장애처럼 미숙한 사후 대응으로 승객들의 불편이 가중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3일 야생동물과 충돌한 SRT 열차가 3시간 동안 상행선 선로에 멈춰 서 있는 바람에 이 열차를 포함해 총 54대(KTX 38대, SRT 16대)의 고속열차가 잇따라 지연됐다. 상·하행 열차들이 하행선 선로 하나를 이용하느라 도착 예정 시각보다 11분~1시간 35분 정도 지연됐다. SRT 등은 "이 여파로 승객 2만8000여명이 불편을 겪었고, 지연 보상금도 8억7000만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열차에 동물이 충돌하는 사고는 한 해 한두 차례 발생하는데, 명확한 매뉴얼 없이 대처하려다 장시간 열차 운행 지연을 초래한 것이다.

    지난 3월 11일과 7월 31일엔 인천공항으로 가는 KTX 열차가 공항철도와 선로를 함께 쓰는 구간에서 고장으로 멈춰 서는 사고가 있었다. 당시 KTX뿐 아니라 공항철도 열차도 운행이 지연 혹은 취소되면서 인천공항으로 가는 승객들이 비행기를 놓치는 등 불편을 겪어야 했다. 항공사 관계자 등은 "주로 해외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방문하는 인천공항으로 오는 교통수단들은 '정시성'이 중요하다"면서 "KTX 등 열차 고장으로 다른 열차들까지 지연되는 일이 반복되면 공항 이용객은 '비행기를 못 탈 수 있다'는 불안감까지 느끼는 등 이중으로 불편을 겪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사고도 잇따라

    열차에서 떨어져나온 부품이 객차 안으로 날아드는 등 안전사고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월 30일 서울 용산역에서 전남 여수로 향하던 무궁화호 열차 객실에는 열차에서 떨어져 나온 무게 약 10㎏의 쇳덩이 부품이 날아들었다. 다행히 인명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유리창이 깨지면서 일부 승객이 다쳤다.

    이와 비슷한 사고가 최근 한 건 더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달 4일 오후 7시쯤 대전역에서 김천구미역 방향으로 가던 KTX 열차 유리창에 금이 간 현장에서도 열차 제동과 관련한 부품(제동자)이 발견됐다. 세로 30㎝, 가로 13㎝, 무게 4.5㎏ 정도의 금속 부품이었다.

    이 부품 때문에 열차 유리창에 금이 갔는지 등에 대한 분석이 진행 중이지만 "선로 근처에 부품이 떨어져 방치돼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위험"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일 운행한 열차에서는 이 부품이 떨어져 나간 열차가 없어 기존에 운행 중인 열차에서 떨어져 나온 부품으로 추정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열차 선로에 금속 부품이 방치돼 있으면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부품 이력 관리 등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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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RT 3시간 운행지연으로 시민 '발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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