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核소형화 성공 선언… '재진입' 능력 과시할 ICBM 또 쏠듯

조선일보
  • 이용수 기자
    입력 2017.09.04 03:05 | 수정 2017.09.04 07:29

    [北 6차 핵실험] 北 "ICBM 장착용 수소탄 성공"

    - 軍, 北미사일 개발 속도에 당혹
    사거리 2000㎞ 북극성-2형 이후 5개월만에 ICBM 화성-14형 발사
    지금도 핵탄두로 韓·日 타격 가능

    - 9·9절 신형 ICBM 등 시험 가능성
    화성-13형이나 북극성-3형, 日 머리 위 태평양 향해 쏠 수도

    북한은 3일 단행한 6차 핵실험을 '대륙간탄도로켓(ICBM) 장착용 수소탄 시험'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7월 4일과 28일 두 차례 시험 발사한 화성-14형(사거리 1만2000㎞)에 탑재할 탄두 성능을 테스트했다는 것이다. 이는 북한이 한국·일본·괌 등을 타격할 중·단거리 미사일용 핵탄두는 진작에 완성해 실전 배치했음을 의미한다. 핵탄두를 미사일에 탑재하려면 일정 크기와 무게 이하로 소형화·경량화하는 게 관건인데 1만㎞ 이상 날아가야 하는 ICBM용 탄두의 소형화가 가장 까다롭기 때문이다.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 성공'을 선언함에 따라 조만간 'ICBM의 마지막 관문'으로 꼽히는 재진입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추가 도발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사일 기술 올해 들어 급진전

    북한의 6차 핵실험은 북한이 올해 들어 급진전된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능력을 과시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북한은 지난 2월 중거리미사일 북극성-2형(사거리 2000㎞) 시험 발사를 시작으로, 5월에는 중거리미사일 화성-12형(〃 5000㎞), 7월에는 ICBM인 화성-14형 발사에 잇따라 성공했다. 작년 8월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 2500㎞)도 시험 발사했다. 우리 군은 북한 미사일의 '능력' 못지않게 '개발 속도'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말 그대로 '미사일 속도전'을 벌인다는 게 실감 난다"고 했다.

    이 회의서 ‘수소탄 실험’ 결정 - 북한 조선중앙TV가 3일 공개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의 모습. 김정은(가운데) 노동당 위원장이 주재한 이 회의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장착용 수소탄 실험을 진행할 데 대하여’ 안건이 채택됐다고 이 언론은 보도했다.
    이 회의서 ‘수소탄 실험’ 결정 - 북한 조선중앙TV가 3일 공개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의 모습. 김정은(가운데) 노동당 위원장이 주재한 이 회의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장착용 수소탄 실험을 진행할 데 대하여’ 안건이 채택됐다고 이 언론은 보도했다. /조선중앙TV
    김정은 집권 이후 가시화한 북한의 '미사일 속도전'은 지난 3월 18일 김정은 참관하에 실시한 신형 고출력 엔진(일명 백두산 엔진)의 연소 시험 성공으로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당시 김정은은 '3·18 혁명'이란 언급까지 하며 엔진 기술자로 추정되는 인물을 업고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북한은 한 달 후 김일성 생일(4월 15일) 기념 열병식에서 이 엔진을 채택한 신형 미사일들을 선보인 뒤 차례로 시험 발사에 성공하고 있다. 이 미사일들에 이날 실험한 핵탄두만 탑재하면 핵미사일이 된다.

    북한은 이미 한국 타격용인 사거리 300~1000㎞의 스커드미사일, 일본 타격용인 사거리 1300㎞의 노동미사일은 도합 1000발 이상을 양산해 실전 배치한 상황이다. 군 관계자는 "스커드와 노동미사일용 핵탄두 개발은 수년 전에 끝났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재진입 능력 과시 위해 ICBM 쏠 듯

    안보 당국과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의 다음 도발에 주목한다. 북이 중시하는 공화국 창건일(9월 9일)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북한은 작년 9·9절엔 5차 핵실험을 실시했다. 외교 소식통은 "북한이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를 과시하기 위해 화성-14형이나 신형 ICBM을 정상 궤도로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ICBM 완성의 관건인 대기권 재진입 기술에 대해 북한은 성공했다고 주장하지만 한·미는 미완성이라고 평가한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은 대기권 재진입 능력을 과시하면 미국이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대접해 줄 것으로 기대할 것"이라고 했다.

    수소폭탄과 원자폭탄 비교표

    북한이 쏘게 될 미사일 기종과 관련, 군 관계자는 "화성-14형을 다시 쏠 수도 있지만, 신형 ICBM인 화성-13형이나 신형 SLBM인 북극성-3형을 쏠 수 있다"고 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3일 김정은의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 시찰 소식을 전하며 화성-13형과 북극성-3형의 구조도를 의도적으로 노출했다. 북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화성-13형은 3단 미사일로 1단 추진체에 백두산 엔진 2개를 묶은 것으로 추정된다. 2단 미사일로, 1단 추진체엔 백두산 엔진 1개만 쓴 화성-14형보다 추력이 큰 만큼 사거리도 길 것이란 추론이 가능하다.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김정은이 지난주 화성-12형을 정상 궤도로 발사하며 '태평양을 목표로 삼아 탄도로켓 발사 훈련을 많이 하라'고 지시했다"며 "이번에도 화성-13형 또는 화성-14형을 일본 상공을 관통해 동태평양상에 탄착시킬 수 있다"고 했다.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날 핵실험을 '노동당의 결정'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한 점에도 주목한다. 이날 핵실험에 앞서 노동당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정치국 상무위원회가 소집됐고, 이 자리에서 'ICBM용 수소탄 시험 진행 문제'를 토의했다. 핵실험 이유도 '노동당 제7차 대회가 제시한 국가 핵무력 완성의 완결 단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당국자는 "전략적 도발을 김정은 개인의 결정이 아닌 노동당 차원의 결정으로 포장하려는 의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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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 'ICBM 화성 14형 핵탄두" 사진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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